
배우 조덕제가 영화 촬영 중 여배우 B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후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조덕제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조덕제와 메이킹 필름 영상 촬영 기사 이지락 씨와 영화 주요 스태프가 참석했다.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상호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배우 B씨의 몸을 더듬고 찰과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어 지난 10월 2심에서는 법원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이에 조덕제는 법원의 선고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를 했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는 당초 남배우 A씨로 알려졌으나 억울하다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그는 재차 강제성추행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을 때, 여성 민우회 등 여성 단체들이 2심에서 유죄가 나올 수 있도록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2심에서의 유죄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자신이 왜 유죄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반문했다.
조덕제는 법원이 아닌 영화인들이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2심에서 판사가 영화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적인 성추행으로 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범죄자입니다"며 "제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제 자신과 가족을 위해 진실을 밝히고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는 일이다. 제가 해야 될 최우선의 과제다"고 했다.
이어 "영화계 진상 조사를 위하는 것은 대법원 판례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게 아니다. 이 검증의 과정에 있어서 어떠한 요구나, 조건을 달지 않겠습니다. 단지, 검증에 임하겠습니다. 그 검증 결과에 무조건 승복하겠습니다"고 덧붙였다.

조덕제는 "영화인들에 의한, 영화인들이 주축이 된 진상규명, 검증을 통해 무죄가 밝혀진다면 그것은 대법원보다 더 행복하고 기쁠 것"이라며 "왜냐하면 평생을 바친 영화계에서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조덕제가 연기 잘한 것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사건이 법원의 판례로 남게 되어 '조덕제법'이 된다면, 앞으로 자유롭게 창작하는 예술계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더불어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더 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말씀드린 진상규명 영화인들 적극적 참여를 호소 드리면서 혹시라도 진상규명 이뤄진다면, 여배우측에서도 용기 있는 결단을 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고 했다.
또한 이날 조덕제와 함께 참석한 이지락 촬영 기사는 앞서 실명을 밝힌 이 영화의 연출 장훈 감독이 메이킹 필름 영상은 악의적인 편집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씨는 현장에 있을 당시 내용을 담은 영상을 그대로 법원에 제출했으며, 조덕제에게만 유리하게 편집한 일도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메이킹 필름 영상 존재 여부에 대해 여배우 측에게도 알렸지만, 재판 과정에서 몰랐다고 주장한 여배우 측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조덕제의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 여배우 B씨 측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고 "저희의 입장은 같다. 강제성추행을 당했고, 이제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고 말을 아꼈다.
B씨는 지난달 24일 열린 '남배우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에서 편지로 대신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피고인은 저와 합의하지 않은 행위를 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연기를 빙자한 추행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가 합의되지 않는 연기를 했다. 영화계의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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