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바람 난 어른들의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바람이란 발칙한 소재를 능청스런 대사발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풀어낸 코미디가 봄을 맞은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셈이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지만, 비주얼보다는 대사나 설정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처음 기획되던 시절의 '바람 바람 바람'은 지금과 사뭇 달랐습니다. 상당한 성인코드, 꽤 센 노출신을 담아내겠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원작부터가 수위가 높았습니다.
'바람 바람 바람'의 원작이 된 체코 이리 베레덱 감독의 '희망에 빠진 남자들'은 누가봐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야하고 능청맞은 코미디입니다. 두 남자 주인공이 바람둥이 처형과 정 반대인 매제로 설정된 '바람 바람 바람'과 달리 '희망에 빠진 남자들'은 바람둥이 장인과 전혀 안 맞는 사위가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두 남자가 같은 여인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설정이 한국 정서와는 괴리가 있다는 판단에 각색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관계가 바뀌었죠. 동시에 노출의 수위 또한 달라졌습니다.
상황보다 감정선에 초점을 둬 영화 속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던 이병헌 감독은 "기획 단계에서는 원작 영화만큼은 노출이나 성인코드를 갖고 갔다. 각색을 하다보니까 필요가 없겠더라"라고 털어놨습니다. "상황이 아니라 감정을 중요하게 해야 하다보니까. 감정을 만들어놨는데 시각적인 데 내가 만든 걸 뺐기는 느낌이랄까. 필요하지 않다는 느낌이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람 바람 바람'은 원작보다 소프트해진 느낌입니다. 철없는 두 남자 주인공이 때로는 귀엽고 사랑스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18금 노출신을 그대로 가져갔다면 지금과는 느낌이 또한 달라졌을 겁니다. 이병헌 감독은 자신의 선택에 "잘한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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