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칠곡 가시나들' 측이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김정숙 여사는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예술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했다. '칠곡 가시나들'은 인생 팔십 줄에 한글과 사랑에 빠진 경북 칠곡군 일곱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CGV,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독과점에 항의하는 뜻으로 보이콧을 결정했지만 2019년 개봉한 한국 독립영화 중 유일하게 3만명을 돌파하는 등 입소문으로 꾸준하게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제작사 단유필름은 "지난 7일 '칠곡 가시나들' 주인공인 칠곡 할머니들에게 김정숙 여사의 책주머니와 편지가 전달됐다"고 전했다. 제작사는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프린팅한 책주머니 여덟 개에는 할머니들 각자의 ‘서명’이 따로따로 인쇄돼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숙 여사가 보낸 편지에는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처음으로 이름 석 자를 쓰고, 처음 편지를 쓰고, 처음 우체국에 가고, 아무도 ‘꿈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았던 세월을 건너 가수라는 꿈을 찾아 노래자랑에도 나가고…. ‘너무 늦은 처음’, 하지만 이제라도 스스로 찾아내신 ‘그 모든 처음’을 축하드립니다"고 적혀 있다.
이어 "이제 ‘가시나들’이라는 말은 나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패기, 나이에 꺾이지 않고 설렘과 기쁨의 청춘을 살아가는 지혜, 유쾌하고 호탕한 유머와 사려 깊은 통찰…. 그런 말들로 다가옵니다. 과거와 추억 속에 살지 않고, 날마다 두근두근한 기대로 오늘을 사는 칠곡 가시나들의 ‘내 나이 열일곱’이라는 선언에 박수를 보냅니다"고 할머니들을 응원했다.
제작사는 편지에서 “나는 박금분”, “나는 곽두조”, “나는 강금연”, “나는 안윤선”, “나는 박월선”, “나는 김두선”, “나는 이원순”, “나는 박복형” 당당하게 말하는 그 이름들 앞에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기대됩니다"라고 쓴 대목에서 할머니들은 스스로 찾은 이름이 호명되자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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