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선 시각,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영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019년 첫 공포 영화 '0.0MHz'(감독 유선동)은 여러모로 지난해 극강의 공포감을 선사한 '곤지암'(감독 정범식)과 비교된다. 두 작품은 비슷한 소재를 사용했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 다르다.
'곤지암'은 CNN이 선정한 7대 공포 체험의 성지인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작품이다. '0.0MHz' 역시 초자연 미스터리 동아리 멤버들이 귀신을 부르는 주파수를 증명하기 위해 우하리의 한 흉가를 찾은 후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루는 공포영화다.
'곤지암'은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곤지암 정신병원을 방문해 괴담의 실체를 생생하게 알린다. 실제로 촬영한 것 같은 영상 덕분이다. 이런 촬영 방식은 파운드 투피지 형식이라 불린다. 파운드 푸티지는 촬영자가 행방 불명 되었기에 파묻혀 있던 영상이라는 설정의 픽션 작품이다. 촬영자와 무관한 사람에게 건너가 그대로 공개된다는 설정이다.
파운드 푸티지 형식으로 그려낸 '곤지암'. 그래서 공포감을 더 극대화시켰다. 반면 '0.0MHz'는 '곤지암'과 비슷하게 한 흉가를 찾지만, 제3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0.0MHz' 역시 공포감을 자아내지만, '곤지암'에 비하면 생생함이 살짝 부족하다. 그럼에도 서늘한 느낌을 선사한다.
'0.0MHz' 원작 웹툰은 사운드 효과, 갑툭튀 효과 등 공포적인 장치 없이 오로지 흥미로운 이야기만으로 네티즌들을 사로 잡은 작품이다.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역대급 공포 웹툰으로 불리고 있다.
유선동 감독은 최근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서 "'0.0MHz'가 제2의 '곤지암'이라는 댓글을 봤다. 저 역시 '곤지암'을 굉장히 재밌게 본 사람 중 한 명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0.0MHz'에는 '곤지암'과 같은 콘셉트나 만듦새, 페이크 다큐적인 요소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참고한 영화는 '엑소시스트', '에일리언' 1편 등 클래식한 공포영화였다. 더 모던하게 재해석하고 싶은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유선동 감독이 말한 것처럼 '0.0MHz'는 '곤지암'과 같은 콘셉트는 없다. 소재는 비슷하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분위기는 다르다. '곤지암'은 라이브 스트리밍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모습을 담았다. '0.0MHz'는 한국 공포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개 방식을 택했다. 물론 '0.0MHz'에서 흉가를 방문해 귀신과 통하는 주파수를 찾는 장면을 촬영한다. 그 촬영물을 라이브로 선보이지 않고, 자신들의 기록용으로만 사용한다. 그래서 '곤지암'에는 라이브 스트리밍이 있고, '0.0MHz'에는 라이브 스트리밍이 없다.
그 차이가 공포의 농도에 짙은 영향을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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