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유해진(49)에게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는 묵직하고 단단함 그리고 끌림이다. 그는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봉오동 전투'는 모든 게 설명된다고 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유해진은 극중 황해철 역을 맡았다. 황해철은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전설적인 독립군이다. 평소에는 허허실실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민첩한 몸놀림과 대범함으로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베는 비상한 솜씨를 지녔다.
유해진은 최근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봉오동 전투'를 처음 봤다고 털어놨다.
"아마 '블랙잭' 때인 것 같아요. 그때 시사회 당시 너무 긴장을 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고, 불안했어요. 물론 정도는 줄어들었겠지만 지금까지도 긴장이 되죠. 처음 '봉오동 전투' 완성된 것을 보고 스태프들의 노력과 독립군을 연기한 배우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전체를 봤을 때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유해진이 '봉오동 전투'를 선택한 이유는 끌림이었다. 그는 '말모이'(감독 엄유나),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등 근현대사의 굴곡을 다룬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봉오동 전투' 역시 사명감이라고 말하긴 거창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책임감이 있기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봉오동 전투' 시나리오 자체가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이 있었어요. 거기에 통쾌함도 있었죠. 제가 '봉오동 전투'를 선택한 이유는 끌림이에요. 제가 시대극,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를 많이 하는 것은 책임감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는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부분에서의 책임감이요. 어떤 순위를 정할 수는 없지만, 끌림이 있었어요."
유해진은 평소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씩 등산을 즐기고 있다. 산에서 뛰어다니는 장면이 많았지만, 취미로 다져진 체력으로 인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류준열은 유해진에 대해 산신령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조금만 더 젊었어도 산총각이라고 했을텐데. (웃음) 사실 산에서 뛰는 게 쉽지가 않았어요. 가파른 게 문제가 아니가 아니었죠. 울퉁불퉁한 길과 평지에서 앞만 보고 뛰는 것과는 달랐어요. 밑을 보고 뛰어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다칠 수 있기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어요. 평소에 산에 다니고 있어서 도움을 얻은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나이를 먹어서 힘들죠. 그래도 안 다녔던 분들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다닐 수 있었어요."
유해진은 황해철의 사실적인 액션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접 셀프캠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만나는 것이기에 좋은 생각이 있다면 항상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물론 자신의 아이디어 채택은 감독의 몫이라고 말했다.

"바디캠을 이용했죠. 이를테면 복대를 차고 막대기를 이용해 손에 카메라를 달았다고 보면 돼요. 처음에 촬영했을 때 유연, 민첩하지 못한 것 같았고 둔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원신연 감독에게 제가 카메라를 들고 찍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을 했죠. 제가 마치 카메라 감독이 된 것 같았어요. 참 재밌게 촬영하기도 했고, 모니터 보면서 흡족해했어요. 단점은 계속 들고 촬영을 못한다는 거였어요. 보는 분들이 어지러우니까. (웃음) 저 역시 귀에 멀미 방지하는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죠."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됐다. 이러한 가운데 '봉오동 전투'가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유해진은 시국의 영향 보다 영화 자체로 봐달라고 했다.
"지금 조금 답답함을 느끼는 상황이에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봉오동 전투'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확실해요. 지금 상황이 그러니까 저희 영화가 (시국의)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영화는 영화 그 자체 힘으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5년 번부터 지금을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았으니까요. 저희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선조들의 희생, 이름없는 독립군들을 생각하자는 것이에요."
유해진은 '봉오동 전투'가 직설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중에서도 돌려서 이야기하는 화법이 아닌 직접적인 화법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기에 '봉오동 전투'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강조했다.
"직설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 자체로 봤을 때 저희는 돌려서 이야기하는 화법이 아니에요. 나오는 인물들도 다 직접적인 표현을 쓰죠. 그래서 대사가 강한 느낌도 들어요. '직접적이자'라는 말에 중점을 뒀어요. 감정이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조근조근하게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직접적인 화법을 선택했어요. '봉오동 전투'는 승리를 이끌었던 봉오동 전투의 과정을 묘사했어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해요. 한 마디로 말하면 '봉오동 전투'는 과정을 그린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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