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장혜진(44)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에게 있어 '니나 내나'(감독 이동은)는 특별하게 애착이 더 많이 가는 작품이라고 했다.
영화 '니나 내나'는 오래전 집을 떠난 엄마에게서 편지가 도착하고,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삼 남매가 엄마를 만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모습을 그렸다. 장혜진은 극중 삼 남매 중 장녀 미정 역을 맡았다. 미정은 가족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성격의 인물이다.
장혜진은 지난 5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기생충'에서 충숙 역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기생충' 출연 이후 그에게 있어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시나리오가 더 많이 들어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생충' 출연 후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보다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온다는 거에요. 지금도 계속 작품을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도 독립 영화 하나를 찍었어요. '니나 내나' 개봉도 있지만, 지금 드라마도 찍고 있고 계속 쉼 없이 할 일이 많아요. '기생충'의 역할이 컸죠. (웃음)"
장혜진이 '기생충'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니나 내나'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기에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기생충'의 부담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기생충'이 개봉하기 전에 '니나 내나'를 촬영해 아무런 부담이 없었어요. 만약 '기생충'이 개봉하고 나서 '니나 내나' 촬영을 했다면 저도 모르게 부담감을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니나 내나'는 '기생충' 개봉 전에 촬영했고, 작품을 끝내고 휴식 같은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어요. 찍으면서 부담감이 없었고 마음의 안정이 됐어요. 제 스스로 많이 회복한 시간이었죠."
영화 '니나 내나'를 연출한 이동은 감독과 장혜진은 어릴 때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바로 장혜진의 친한 친구의 동생이 이동은 감독이었던 것. 장혜진은 이동은 감독의 조심스런 캐스팅 제안에 어떻게 응답 했을까. 그는 이동은 감독의 한 마디에 믿음이 갔다고 했다.

"제게 '누나의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캐스팅을 한 게 아니다. 누나라는 배우를 선택한 것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 누나 잘 알잖아'라고 했더니 '누나 몰라요'라고 했어요. 그 한 마디에 믿음이 갔어요. 만약 '누나 잘 알아요'라고 했다면 안 했을 거에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 현장에서 저를 봤던 모습과 미정의 모습이 겹쳤다고 하더라고요."
장혜진은 '니나 내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동은 감독의 한 마디도 있었지만 시나리오의 매력을 꼽았다. 장혜진을 끌리게 했던 '니나 내나'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힐링 되는 느낌도 있었어요. 내 이야기 같고, 내 친구 이야기 같고, 주변의 이야기 같고, 우리 엄마 이야기 같고, 내 딸의 이야기 같기도 한 친근함이 제일 컸어요. 남 이야기 같지 않고 내 이야기 같아서 매력적이었어요. 또 사건들이 특별하게 자극적이지 않았어요."
장혜진의 극중 취중 연기는 정말 리얼할 정도다. 그러나 장혜진은 리얼한 연기를 위해 자신을 놓아버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배우로서 우아하고 도도하고 지적이게 다가갈 수 있게끔 철벽을 치고 싶었지만 다 무너졌다며 웃음을 지었다.

"극중 취중 연기는 놓아버렸다고 생각해요. 동공과 쌍커풀을 풀어버렸어요. 저조차도 깜짝 놀랐죠. 모니터를 하지 않은 장면이었어요. 오히려 의식(모니터 하는 것)을 하고 연기를 하면 더 예쁘게 나오게 카메라 각도 조절 등을 생각하게 될까봐 모니터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정말 후회가 됐어요. 취중 연기도 예쁘고 귀엽게 할 수 있는데 너무 풀어버렸어요."
장혜진에게 있어서 '니나 내나'는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다. 물론 앞으로도 애착이 가는 작품이 생기겠지만, 현재로서는 '니나 내나'가 가장 애착이 간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는 이제 시작이에요. 영화, 드라마 등 줄줄이 남아있어요. 큰 영화라고 해서 더 열정을 쓰고, 돈 많이 준다고 열심히 하고 적게 준다고 안하는 건 아니에요. 똑같이 최선을 다해요. 그렇지만 '니나 내나'는 특별히 애착이 더 많이 가는 작품이에요. 그냥 울퉁불퉁 그대로가 예쁘기 때문이에요. 물론 앞으로도 애착이 가는 작품이 생기겠지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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