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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 깨달음으로 지금까지..권해효 "굉장한 복이자 운" [★FULL인터뷰]

20대 때 깨달음으로 지금까지..권해효 "굉장한 복이자 운" [★FULL인터뷰]

발행 :

강민경 기자
권해효 /사진제공=(주)인디스토리

데뷔 31년차를 맞은 배우 권해효(55)가 지금껏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아내와 운이었다. 그는 20대 때 무언가를 쫓아가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을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세상과 거리두기 인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올해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반도'(감독 연상호)에서 김노인으로 관객과 만났던 권해효가 '후쿠오카'를 통해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후쿠오카'(감독 장률)는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와 귀신같은 한 여자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이야기다. 장률 감독의 '경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에 이어 도시와 사랑을 통해 경계와 관계를 노래하는 이른바 도시 3부작의 마무리 격 작품이기도 하다.


'후쿠오카'는 지난 2018년 일본 후쿠오카에 텐진 일대에서 촬영했다. 올해 3월 개봉할 예정이었던 '후쿠오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일정이 미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일을 공지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에 언론시사회 일정 등을 취소하고, 극장으로 직행하게 됐다. 권해효 역시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반도'나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하는 것을 보며 다시 극장가가 조금 살아나나 싶었다. 급격히 퍼진 코로나19로 인해 안타까운 게 사실이고 속상한 마음이 있다."


권해효 /사진제공=(주)인디스토리

권해효는 '후쿠오카' 촬영으로 인해 아내와 4일 이상 떨어진 게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올해 '보고타'(감독 김성제) 촬영으로 콜롬비아로 떠나기 전 '후쿠오카'로 예행 연습을 했다고 했다.


"결혼 생활 만 24년 만에 아내와 4일 이상 떨어져 본 게 처음이었다. 올해 '보고타' 촬영으로 길게 떨어져 있었는데 아마 '후쿠오카' 촬영이 예행 연습이었던 것 같다. '후쿠오카'는 제작비도 적은 독립영화고 출연진 각자가 후쿠오카 텐진 일대 에어비엔비에서 머물렀다. 촬영 시간에 만나 촬영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타국의 도시에서 촬영 시간을 제외하고 온전히 나 혼자 있는 시간이었다. 촬영이 없을 때는 가져온 자전거를 타고 후쿠오카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좋았다."


'후쿠오카'를 통해 장률 감독과 첫 호흡을 한 권해효. 그동안 홍상수 감독과 많은 작업을 해왔기에 장률 감독과의 작업은 모르는 곳으로 소풍을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별하다고 했다.


"전작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도 그렇고, '후쿠오카'는 도시 3부작 느낌이다. 타지에 떨어진 이방인 느낌이랄까. 아이덴티티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보니 모르는 곳으로 소풍을 가는 느낌이었다. 홍상수 감독님과의 작업은 아침 촬영 전까지 무엇을 찍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디 가는거야?'라며 차에 올라타는 느낌이다. 반면 장률 감독님과의 작업은 '어디로 간다는데 거기서 우리는 뭐하고 놀지?'라는 느낌이다. 특별한 경험이었다."


권해효 /사진제공=(주)인디스토리

권해효는 홍상수 감독과 장률 감독의 작업 스타일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교해서 설명해줬다.


"두 분의 결은 다르다.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는 어마어마한 사건이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대화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본다. 사람 관계에 몰두한다면 장률 감독님의 영화는 배우 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새로운 곳에 여행을 가는 느낌이다. 장률 감독님을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스타워즈'의 요다 같다고 했더니 '그게 뭔데'라고 하시더라. 그런 분이 현장만 가면 아이로 변해 즐겼다. 첫 작업이었지만 즐거웠다."


권해효는 1990년 연극 '사천의 착한 여자'로 데뷔한 이후 영화, 드라마, 연극 등 장르에 관계없이 여러 작품을 통해 깊은 연기력을 자랑해왔다. 어느 덧 데뷔 31주년을 맞았다. 그가 30년 간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20대 때 갔던 방송국이라는 조직이 거대했다.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 '여기에서 무언가를 하겠다고 쫓아가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난 운이 좋은 사람이다. 수천명이 뜨고 지는 이 공간에서 30년 동안 다른 직업을 갖지 않고 전업 배우로서 누군가에게 빚지지 않고 살아온 건 굉장한 복이자 운이다. 내가 머물고 있는 세상과 거리두기를 한 시간이 꽤 있었다. 그게 배우로 살아가면서 도움이 되거나 스스로에게 힘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첫째는 좋은 색시와 살게 된 것 두 번째는 운인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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