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Chloé Zhao) 감독이 백인 남성 감독들을 제치고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이 됐다.
12일(현지 시간)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황금사자상은 중국계 미국인 여성 감독 클로이 자오의 '노마드랜드'(Nomadland)에게 돌아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노마드랜드'는 네바다 주의 경제 붕괴 이후 벤을 타고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현대 유목민의 이야기를 다룬다. 프란시스 맥도맨드, 데이비드 스트라탄, 린다 메이, 밥 웰스 등이 출연한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2001년 미라 네어(Mira Nair) 감독의 '몬순 웨딩'(Monsoon Wedding) 이후 황금사자상을 받은 두 번째 여성 유색 인종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2010년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 감독이 '섬웨어'(Somewhere) 이후 여성 감독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10년 만이기도 하다.
중국 베이징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은 2015년 개봉한 '내 형제가 가르쳐준 노래'로 데뷔해, '로데오 카우보이'(2017)와 '노마드랜드'를 연출하며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국내에서는 배우 마동석과 안젤리나 졸리 등이 출연하는 마블 스튜디오의 새 영화 '이터널스'(The Eternals)의 감독으로 잘 알려졌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은 '우리 아버지'(Padrenostro)의 이탈리아 배우 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Pierfrancesco Favino)가, 여우주연상은 '여성의 조각들'(Pieces of a Woman)의 영국 배우 바네사 커비가 차지했다.
최우수 감독상과 심사위원 대상은 '스파이의 부인'(Wife of a Spy)의 일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멕시코 감독 미첼 프랑코의 '새로운 질서'(Nuevo Orden)에 각각 돌아갔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러시아 영화 '친애하는 동무들!'(Dear Comrades!), 최우수 각본상은 '제자'(The Disciple)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창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올해는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 베니스 리도섬에서 열렸다. 경쟁 부문에 18편, 비경쟁 부문에 19편 등 50여 개국에서 총 72편이 초청됐다. 한국 영화로는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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