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간 축구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다 패션모델로 진로를 바꾼 후 웹드라마 '에이틴 어게인'으로 배우로 도전에 나섰다.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계약우정'에 이어 영화 '더블패티'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배우 신승호(26)의 이야기다.
영화 '더블패티'(감독 백승환)는 씨름 유망주 우람(신승호 분)과 앵커 지망생 현지(배주현 분)가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난 후, 서로에게 힘과 위안이 되어주는 이야기다.
신승호는 극중 우람을 맡았다. 우람은 고교 씨름왕 출신이자 영암군 소속 씨름 유망주였지만, 잦은 부상에 이어 믿고 따르던 친형 같은 선배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큰 충격을 받고 팀을 이탈해 무작정 상경하는 인물이다.
-'더블패티'로 스크린에 데뷔한 소감은? 완성된 '더블 패티'를 본 느낌은 어떠했나.
▶ 더블패티'로 스크린 데뷔한다는 자체가 감사하다. 가슴이 벅찼다. 완성된 '더블패티'를 보면서 자꾸 웃음이 나더라. 계속 기분이 좋아졌다. 제가 부족했다고 생각이 들지만, 예쁘게 담아주셔서 만족한다.

'좋아하면 울리는'에서는 유도 선수, '더블패티'에서는 씨름 선수였다. 또 다시 운동 선수를 연기했는데.
▶ 많은 작품을 경험하진 않았지만, 제가 연기한 모든 작품에서 운동을 할 줄 아는 캐릭터들을 연기했다. 실제로 운동선수로서 삶을 오래 살아왔던 경험이 있다. 운동선수로서 연기를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건 저한테 큰 동무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저한테는 자신감인 것 같다.
-연속적으로 운동선수 그리고 교복을 입는 등 청춘물을 찍게 됐는데.
▶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20대 중반의 나이에 학생 역할을 연기하는 건 조금의 부담도 있다. 그렇지만 감사한 경험이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극중 캐릭터들이 학생 역할인만큼, 그 나이대 친구들과 최대한 많이 융화되려고 노력한다. 케미스트리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운동선수로서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많은 추억이 있지는 않지만 실제 학창 시절을 반영해 연기했다.
-씨름을 실제로 배웠다고 하던데.
▶ 감독님께서 전 용인대학교 교수이자 씨름선수였던 이태현 교수님을 만나뵙게 해주셨다. 어렸을 적에 TV를 통해 이태현 교수님을 본 적이 있다. 실제로 만나게 되니 신기하더라. 축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를 짧게나마 배울 수 있었다는 게 감사했고, 자부심이 있다. 축구와 씨름은 쓰는 근육, 중심, 균형 등이 다르더라. 씨름은 양손으로 샅바를 잡고 밀고 땡기기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능적이고 힘든 기술을 요하는 스포츠였다.
-극중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과 호흡을 맞췄는데.
▶ 서로 잘 도와가면서 즐겁게 작업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 신들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조절하고, 준비했다. 그런 면에서 혼자 준비했을 때 보다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만들어가는 신이 완성도 높은 신이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다. (웃음)

상대역 캐스팅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가 (아이린이라는 걸) 처음 들었을 때 신선했다. 저도 영화는 처음이었고, 아이린씨 역시 영화가 처음이었다. 그런 면에서 신선했다. 케미스트리는 충분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촬영에 앞서서 현장에서 신들에 대해서 꽤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대화도 많이 했다. 저희가 했던 준비는 대화였던 것 같다.
-'더블패티'의 OST를 직접 불렀는데.
▶ 부담감은 당연히 있었다. 저는 가수도 아니고 실제로 보컬 트레이닝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너무 긴장되고 떨렸다. 스스로 '피해만 끼치지만 말자', '최선을 다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부담감은 있었지만, (OST 녹음 현장에서) 부담감을 느낄 겨를은 없엇다. 감사하게 기회를 주셨으니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물로 보답하자는 생각이었다.
제가 연기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OST 녹음하는 게 카메라 잎에서 촬영하는 게 도움이 됐다. 또 카메라 앞에서 촬영했던 게 OST 녹음하는데 도움이 됐다. 제가 부른 곡 자체가 '더블패티'의 정서를 많이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서로 좋은 작용을 했던 것 같다.
-11년 간의 축구선수 생활을 접고 배우로 활동 중인데, 후회하지는 않나.
▶ 부상과 슬럼프도 있었지만, 축구 선수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행복하지 않아서다. 이유는 많지만 그 중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장 큰 이유는 행복하지 않아서였다. 꽤 오랜 시간을 선수 생활을 견디고 버틴 건 힘들어도 행복해서였다. 그만두기 1~2년 전부터는 행복하지가 않더라. 다른 일을 시작하려고 그만둔 건 아니었다. '더 이상 이 길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뒀다. 주변의 권유로 패션 모델을 하게 됐고, 모델 활동을 하다가 감사한 분들을 많이 만나뵙게 됐다. 그리고 연기와 가까워졌다.

연기를 하고 있는 지금 행복하고 즐겁다. 축구에 매달리고 최선을 다하고, 모든 걸 쏟아부었던 그 시간보다 행복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연기의 매력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게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더 깊게 되돌아보는 것 같고 많은 것들을 대해서 넓게 생각해보는 기회이자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선수 생활을 그만둔 것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그 당시에 너무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그 힘들었던 11년이라는 시간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던 시간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지금은 다른 일을 경험하고, 다른 직업으로서 살고 있지만 좋은 쪽으로 작용했다.
차기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로 알고 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 'D.P.'에서 황장수 역으로 출연하게 됐다. 군무이탈 체포조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더 말씀 드리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안 될 것 같다. (웃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는 울리면'이 체감상 얼마 안 된것 같은데 벌써 2~3년이 되어버렸다. 지난 2~3년정도의 시간들처럼 앞으로 또 2~3년 뒤에는 넷플릭스 작품을 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과 촬영 현장에 나가는 게 감사하다. 아직까지도 신기하다. 작품의 크기나 제가 맡은 캐릭터의 비중 보다는 연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저를 찾아주시고, 궁금해 해주시는 관계자분이나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제가 주목을 받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앞으로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최대한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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