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살 나이 차이의 파격적인 로맨스. 영화 '빛나는 순간'(감독 소준문) 속에는 파격이라는 포장지 속 마음을 건드리는 진심이 담겨 있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 분)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 분)의 특별한 사랑을 다룬 영화다. 고두심과 지현우의 로맨스, 33살 차 파격 멜로. 이 영화를 꾸미는 수식어다. 자극적인 설명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조금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머니와 아들의 사랑 같은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빛나는 순간'에는 주인공 두 사람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담은 키스신이 아름답게 담겨 있다.
지현우는 영화 인터뷰를 통해 "나는 이해할 수 있지만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지현우 보다 조금 더 세상을 산 고두심은 "쉽게 찾아오는 건 아니지만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영화는 아름다운 제주 풍광을 배경으로 서로에게 스며드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가 해녀를 그리는 시선, 제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섬세하다.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여기에 완벽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 고두심, 그와 함께 발맞춰서 경훈을 그려낸 지현우의 연기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서로에게 끌리는 두 사람이 제주의 자연 속에서 진하게 키스하는 모습까지 담아 낸다.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파격적인 키스신이다. 어쩌면 관객에게 조금 불편할수도, 낯설수도 있지만 이 진정성 있는 키스신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진옥과 경훈의 사랑은 남녀의 사랑을 넘어 세대와 세대의 사랑, 서로를 품어주는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다.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의 나이차이를 핑계로 슬그머니 모자(母子)관계 같은 모습으로 그렸다면 이 영화의 힘은 약해졌을 것이다. 사랑을 사랑으로 표현하는 순수한 표현이 있었기에 두 사람의 사랑과, 이별이 더욱 큰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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