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2AM 멤버 겸 배우 정진운(30)이 배우로서 제2막을 시작한다.
정진운은 지난해 10월 전역 후 첫 활동으로 영화 '나만 보이니'(감독 임용재)를 선택했다. 영화 '나만 보이니'는 로맨스 영화 촬영장에 나타난 귀신과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려는 감독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저는 완성된 '나만 보이니'를 두 번 봤어요. 재밌게 찍다 보니까 놓친 부분이 있더라고요. 만약 다시 찍는다면, 놓친 부분을 보완해서 찍고 싶어요. 물론 그 영화를 다시 찍을 수는 없으니 하나 하나 다음 작품, 다다음 작품에 투영하고 싶어요. 스크린으로 제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오답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정진운은 스크린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왜 오답지라고 표현했을까. 그는 "무엇을 틀린지 아니까요. 모른다면 바보처럼 틀릴텐데. 오답지는 무엇을 틀렸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라고 설명했다.
2008년 그룹 2AM으로 데뷔한 정진운이다.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영화 '나만 보이니'를 선택,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특히 그에게 있어 '나만 보이니'는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전역 후 첫 활동이에요. 사실 음원을 내고 싶고, 예능프로그램도 하고 싶어요. 기다려달라고 공연까지 하고 군 입대 했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공연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음원이라도 선물을 할까 싶었어요. 물론 음원을 다 만들어놓기도 했고요. 시작이 그렇게 되니 하루 빨리 배우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군 전역 후 왜 '나만 보이니'를 통해 활동을 시작하게 됐을까. 정진운은 "제가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B급 코미디를 좋아했어요. 대본을 보는데 장난 칠 거리가 많더라고요. 감독님도 장난꾸러기셨고요. 대본에 장난스러움이 보이니까 재밌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을 했죠. 또한 사람인지라 감독님께서 예전부터 저와 작업을 하고 싶다고 해서 쏙 넘어갔어요"라며 웃었다.
"사실 '이제는 배우'라고 말하는 건 오글 거리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만, 주 포지션이 배우 일을 하는 사람으로 비쳤으면 좋겠어요. '배우 정진운입니다', '가수 정진운입니다'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제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기억이 많았으면 좋겠어서 영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기분 좋은 시작이에요. 하하."
9년 전 드라마 '드림하이2'를 통해 첫 연기에 도전했던 정진운이다.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 '마담 앙트완',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등에 출연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는 연기가 처음부터 재밌었던 건 아니라고 털어놨다. 점점 연기에 재미가 붙었고, 욕심을 가졌던 정진운이 '나만 보이니'를 통해 스타트를 잘 끊었다고 평가했다.

"0~10이라고 치면 저는 7~8점을 주고 싶어요. 객관적이어야 하는데 처음이다 보니 주관적일 수 밖에 없어요. 촬영했던 공간의 공기라든지 재밌었던 이야기라든지 정말 즐거웠던 기억 밖에 없어 재밌었어요. 평균이 되면서 나중에는 깎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첫 번째 작품이 개봉했기에 꽤나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정진운은 '나만 보이니'를 시작으로 연달아 영화를 촬영했다. 그는 "최근에 조재윤 선배와 액션 영화를 촬영했어요. 오컬트 영화인 '오 마이 고스트'를 안서현 배우와 촬영했고요. 또 '친절한 경찰'이라고 김윤해 배우와 같이 작업을 했어요. 연달아서 계속 촬영을 했어요. 저는 쉴 생각이 없어요. 더우니까 8월만 쉴게요"라며 의욕을 보였다.
"예전엔 대단한 다짐을 많이 했어요. '이번엔 이걸 꼭 해보이고 말꺼야'라는 것과 같은 다짐이요. 이제는 영화 몇 편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기를 평생 하고 살아야 할 시기가 왔어요. 그래서 다 내려놨어요. 사람들에게 차근 차근 보여드리고, 차근 차근 설명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욕심을 내면 힘이 들어가고 보는 사람들도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당장 안 알아줘도 되니 저는 차근 차근 걸어나가려고요."

사실 정진운은 군복무 중 불미스러운 루머에 휩싸였다. '정준영 단톡방'에 포함됐다는 것. 당시 소속사인 미스틱스토리 측은 "정진운이 속했던 단톡방은 예능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별도의 대화방으로 촬영과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는 목적이었으며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라며 "이와 관련하여 정진운은 단 한 번도 수사 당국의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진운은 "그때 군 생활을 같이 한 전우들 덕분에 잘 이겨냈죠. 저랑 같이 힘들어 해주기도 하고 조언도 많이 해줬어요. 두 세 달 같이 지냈으면 몰라도 2년 간 같이 살고, 씻고 밥을 먹다 보니 연예인이라는 걸 뛰어 넘어 형 같은 사이가 됐죠. 제가 사람을 좀 쉽게 믿는 편도 아니고 빨리 친해지는 편도 아니다. 사실 힘들 줄 알았는데 친구들 덕분에 재밌었어요. 적응도 빨리 했고요. 기범(샤이니 키)이랑 창섭(비투비 창섭)이가 같이 있어서 더 힘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어느 덧 데뷔 14년 차가 된 정진운이다. 그는 "실감이 나질 않아요.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 싶네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생각이 있고, 변해가는 생각과 변한 내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14년 후에도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으로 살지 않고, 더 발전된 모습으로 살길 바라요. 좋은 일도 있었고, 슬픈 일 등 별별 일이 다 있었어요.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있어야 희로애락이었던 것 같아요. 경험하면서 느낀 거지만 '나대로 살자'라는 게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인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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