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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질' 군더더기 없는 황정민의 극한 탈출기 ⓛ

[리뷰] '인질' 군더더기 없는 황정민의 극한 탈출기 ⓛ

발행 :

김미화 기자
/사진='인질' 포스터
/사진='인질' 포스터

황정민이 납치 당했다. 배우 황정민이 황정민 역할을 맡은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이 리얼리티를 살린 액션영화로 스크린을 찾는다.


영화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제작보고회 후 회식을 마치고 매니저 없이 홀로 집으로 간 황정민이 강남 한복판에 있는 자신의 집 앞에서 납치 당한다. '황정민이 납치 당했다'를 전제로 한 영화 '인질'은 어떻게나 왜라는 군더더기는 떼고 무작정 납치당하는 황정민을 시작으로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진행한다.


결국 평택의 어느 오래된 건물에 갇힌 황정민. 그는 영화 대부분을 묶여서 나온다. 인질범 5명과 먼저 붙잡혀 있던 인질 소연(이유미 분)의 호흡이 영화를 꽉 채운다. 리얼리티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데다가, 자신의 이름을 건 캐릭터를 연기한 황정민의 연기 고민이 읽힌다. 캐릭터로만 보여주던 황정민의 연기를, 진짜 황정민으로 보여주려 노력한다.


그동안 수 많은 작품, 여러편의 천만 영화에도 출연한 황정민이기에 실제 황정민의 모습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황정민의 색다른 모습이나, 반전 대신 빨간얼굴에 곱습머리의 우리가 아는 황정민이 있다. 황정민의 작품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듯 하다. '진짜 황정민'이라고 새로울 것은 없다. 오히려 그가 작품 속에 실제 자신을 녹여냈던 이 전의 작품들이 오버랩된다.


'인질' 속 황정민의 연기를 평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누가 황정민보다 더 황정민을 잘 연기하랴. 그는 황정민처럼 보이기 위한 연기적 기술이 아닌 '내가 실제로 이렇게 된다면'이라고 하는 연기적 진심을 더 고민했고 작품에 묻어난다. 달리고 뛰는 액션과 격투장면 뿐 아니라, 가만히 묶여서도 작품을 끌어가는 힘에서 그의 연기 내공이 느껴진다.


/사진='인질' 스틸컷
/사진='인질' 스틸컷

황정민 외 다른 배우들은 새롭다. 지난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출연했던 류경수를 제외하면 처음 보는 얼굴들이 많다. 특히 최기완 역을 맡은 김재범은 낯설면서도 차가운 얼굴로 영화의 분위기를 이끈다. 낯선 얼굴이기에, 예상이 어렵고 영화는 한단계씩 더 나아가며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린다. 5명의 인질범들은 모두 개성있는 캐릭터로 황정민에 대적한다. 대장 최기완은 물론, 최기완의 오른팔 영록(이규원 분), 사제 총과 폭탄 제조를 담당하는 샛별(이호정 분)과 인질범이자 황정민의 팬으로 나오는 용태(정재원 분)까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묶여있는 황정민 대신 영화를 누빈다. 필감성 감독은 황정민의 카리스마에 대적할만한 배우를 넣는 선택을 포기하고, 신인급 배우들로 영화를 채웠다.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다. 초반에는 낯선 얼굴들이 대거 등장하며 영화를 이끄는 것에 몰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장르적 재미를 살리며 관객과 함께 달린다.


필감성 감독은 데뷔작인 '인질'을 군더더기 없는 오락물로 94분의 그릇에 담아냈다. 신인감독의 장편영화인데도 호흡이 끊지지 않으며 매끈한 흐름을 자랑한다. 필감성 감독의 연출에 제작사 외유내강의 내공이 더해진 결과다. 황정민 역시 '진짜 황정민'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함께 참여했다.


국민배우 황정민이 납치됐다는 신선한 설정, 그 속에서 진짜 황정민을 연기한 황정민. 새로운 신인배우들의 발견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질'을 볼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황정민의 말처럼,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새 그를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러닝타임 94분. 8월 18일 개봉.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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