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블영화 '이터널스'가 올해 개봉한 마블영화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우며 출발했다. 하지만 개봉 하루만에 실관람평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어 장기흥행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4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터널스'는 개봉 첫날인 3일 29만 6291명을 동원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블랙위도우'(19만 6233명),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20만 3254명),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13만 9965명) 등 올해 개봉한 마블영화 최고 오프닝 성적이다. '이터널스'는 개봉 이튿날인 4일 오전8시 기준 영진위 예매율 집계에서 84.4%, 예매량 30만 4503명을 기록해 개봉 첫 주말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안젤리나 졸리와 마동석, 젬마 찬,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 로런 리들로프,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셀마 헤이엑, 리아 맥휴, 배리 케오간 등 배우들이 출연한다.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베니스국제영화제를 석권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한국 관객들에겐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출연해 관심이 컸다. 또한 '이터널스'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가 페이즈4로 넘어가기 위한 초석이란 점에서 마블팬들의 기대도 남달랐다.
그랬던 '이터널스'이기에 8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며 개봉 전부터 흥행을 예고했다. 관객에 목말라했던 극장들도 '이터널스' 흥행에 일조하고 있다. 3일 '이터널스' 좌석점유율은 무려 77.8%를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2위인 '듄'이 7.4%였던 점을 고려하면 극장들의 '이터널스' 밀어주기를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이터널스'가 개봉한 3일 극장을 찾은 총관객수는 33만 7450명을 기록, 전날인 2일 총관객수 8만 3454명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극장 영업시간 제한도 풀렸고, 영화관 할인 쿠폰이 배포되는 것도 호재다. 11월 한국영화들도 '이터널스'를 피해 개봉시기를 잡았기에 경쟁 상황도 좋다.
이처럼 '이터널스'가 흥행하기에 외부 조건은 충분하지만 장기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관객 실관람평인 CGV에그지수에서 '이터널스'는 개봉 이튿날인 4일 오전8시 기준 75%로 떨어졌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
'이터널스'는 미국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기자, 평론가들이 참여해서 평가하는 영화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썩토지수 55%를 기록해 마블영화 중 처음으로 썩토 영화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그런 평가가 미국보다 이틀 먼저 개봉한 한국에서 관객 반응을 통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터널스'가 개봉 첫 주말 흥행에는 성공하겠지만 2주차와 3주차까지 흥행세를 유지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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