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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해피 뉴 이어', MSG 없어도 맛있는 로맨스 ①

[리뷰] '해피 뉴 이어', MSG 없어도 맛있는 로맨스 ①

발행 :

김나연 기자
해피 뉴 이어 / 사진=영화 포스터
해피 뉴 이어 / 사진=영화 포스터

누군가에게는 설렘을,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또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선사한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전하는 '해피 뉴 이어'다.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많은 이들의 인생영화로 꼽히는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2015년 '시간이탈자'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로맨스 복귀작'이다.


'해피 뉴 이어'는 수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떠나고, 만나고, 헤어지는 연말연시의 호텔을 배경으로, 15년 지기 남사친을 둘러싼 소진(한지민 분), 승효(김영광 분), 영주(고성희 분)의 '삼각 로맨스'부터 극과 극 입장에 놓인 두 남녀 용진(이동욱 분), 이영(원진아 분)의 '사내 로맨스', 완벽한 타인인 수연(임윤아 분)으로부터 위로를 받게 되는 호텔 투숙객 재용(강하늘 분)의 '비대면 로맨스'를 중심으로 그린다.


또한 40년 만에 다시 만난 캐서린(이혜영 분)과 상규(정진영 분)의 '황혼 로맨스', 의리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강(서강준 분)과 상훈(이광수 분)의 '브로맨스', 10대인 세직(조준영 분)과 아영(원지안 분)의 '첫 로맨스', 자신의 인연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진호(이진욱 분)의 '나홀로 로맨스'까지 14인 14색의 러브 스토리를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해피 뉴 이어 / 사진=영화 포스터
해피 뉴 이어 / 사진=영화 포스터

'해피 뉴 이어'는 '로맨스 장인'으로 불리는 곽재용 감독이 가장 잘하는 멜로라는 재료를 꺼내 특유의 감성으로 잘 버무려냈다. MSG를 듬뿍 넣은 자극적인 음식이 아닌 조금 싱겁지만 정갈하게 잘 차려진 한식 코스요리처럼 말이다.


'해피 뉴 이어'에서는 화려한 크리스마스부터 흥겨운 새해 카운트다운 파티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느낄 수 없는 설렘 가득한 연말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영화 속에서나마 다른 세상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곽재용 감독의 바람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에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김영광, 이광수, 고성희, 조준영, 원지안까지 역대급 캐스팅의 배우들이 자신의 이름값을 해내며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친다. '연기 구멍'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이들은 따로 또는 같이 얽히고설키며 14인 14색 로맨스를 완성한다. 고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감정을 그리는 '해피 뉴 이어'는 관객들이 어떤 역할에 공감할지 몰라 다 준비해놓은 영화다.


여러 인물과 관계가 등장하면 자칫 영화의 전개가 중구난방처럼 이어질 수도 있지만, '해피 뉴 이어'는 중심축을 잘 잡고 있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중심부의 이야기부터 곁가지까지 한정된 시간 안에 담다 보니 인물의 감정이 섬세하게 담기지 않고, 우연한 만남이 계속되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이동욱과 원진아의 로맨스가 유독 그렇다. 곳곳에 배치된 유머 코드가 종종 헛발질을 하지만, 이는 개인의 취향 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확실한 점은 '해피 뉴 이어'는 연말 시즌인 지금 봐야 하는 영화라는 점이다. 따뜻한 일상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친근감 있는 이야기를 통해 마음 한구석을 치유하고, 새로운 내일을 응원한다.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을 통해 올해를 보내며 나를 뒤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졌다. 스펙터클한 재미는 없지만,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영화 한 편을 찾는다면 '해피 뉴 이어'를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티빙(TVING)과 극장에서 동시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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