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윌 스미스의 크리스 락 폭행 사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8일 이동진 평론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아카데미, 코다, 윌 스미스, 크리스 락'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후기를 밝혔다.
앞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무대에 등장한 크리스 락은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캣 스미스의 삭발 헤어스타일에 대해 "영화 '지 아이 제인' 후속편을 기대하겠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지 아이 제인'의 주인공이 삭발을 한 것을 빗대어 농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윌 스미스는 무대 위로 올라가 크리스 락을 뺨을 때리는가 하면 이후 자리에 앉아 "내 아내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마"라고 소리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에 이동진 평론가는 "처음에는 각본이라고 생각했다. 윌 스미스가 태연하게 걸어나가서 뺨을 때렸고, 크리스 락이 맞고 나서 수습을 하기 위해 농담을 했을 때 태연하게 정리했다"라며 "'짜인 각본인데 참 이상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윌 스미스가 격한 욕설을 하는 걸 듣고 실제 상황이라는 걸 알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시상식 볼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이 항상 있었다. 동, 서양의 문화 차이가 있기도 한데 미국은 공적인 자리에서 독설과 센 농담들을 많이 한다"라며 "심지어 크리스 락은 전례가 있다. 몇 년 전 쇼호스트였을 때 흑인들의 차별에 대해 비판하며 동양인들을 차별하는 발언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동진은 "오늘 농담도 안 좋은 농담이다. 가족을 끌어들여서 비웃은 거니까 내 욕을 들을 때와 가족을 욕할 때 감정적인 모욕감의 차이가 크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크리스 락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라며 "우리나라의 속담에 '웃느라고 한 말에 초상난다'라는 말이 있는데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 아내의 외모를 비하하니까 윌 스미스의 입장에서는 화가 난 게 이해가 간다. 그렇다 할지라도 나가서 때리는 건 잘못된 행동이다. 크리스 락이 모욕을 준 건 맞지만 나가서 뺨을 때렸다는 건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한 것이고,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세 사람 사이의 일이다. 크리스 락이 먼저 이걸 공론화했지만, 윌 스미스의 행동은 현명한 방법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2년 동안 영화계가 엉망진창으로 굴러간 상태에서 올해 제대로 미국 영화인들이 모여서 좋은 쇼를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런 잔치의 판을 깨버린 거다. 쉽게 얘기하면 거대한 민폐를 끼쳤다. 애초에 크리스 락의 잘못이지만 맞대응한 윌 스미스도 훌륭한 행동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일을 초래해서 아쉽고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건은 앞으로도 아카데미를 비롯한 쇼비즈니스계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