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방효린이 '애마'를 통해 10년 만에 빛을 봤다. 방효린은 조금 더 선명해질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지난 27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의 배우 방효린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과 신인 배우 '주애'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부인'의 주연으로 발탁된 신인 배우 '신주애' 역은 신예 방효린이 맡아 몰입감을 더한다. '주애'는 노련미와 우아함이 돋보이는 '희란'(이하늬 분)과 반대로 당돌한 패기와 신선한 매력을 지닌 인물.
이날 방효린은 "2년 전에 찍었던 작품이 세상에 나오게 돼서 기쁘고, 많은 분들이 잘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친구들이 대사가 너무 좋았고, 미술이나 의상도 너무 예쁘고, 처음 제 연기를 보는 친구들도 있어서 '네 연기 볼 수 있어서 좋아'라고 해주더라"라고 말했다.
방효린은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애마'에 합류했다. 그는 "처음에는 비대면 오디션으로, 영상을 찍어서 보냈고 1차 오디션에 통과한 후 감독님 미팅을 했다. 3차 오디션에서 감독님, 조감독님과 만났고, 합격이 결정됐다"면서 "감독님과 1부부터 6부까지 모든 대사를 다 읽어봤던 것 같다. 하나하나 같이 읽다가 감독님이 눈물을 흘리시더라. 처음에는 빛에 반사돼서 '내가 잘못 본 건가?' 싶었는데 진짜 울고 계셔서 조감독님도 울고, 저도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대사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이 좋았고, 자기가 쓴 대사를 잘 표현해주는 배우를 처음 만났다고 얘기해 주셨다"고 전했다.
방효린은 '주애' 역에 대해 "'주애'가 저보다 훨씬 당찬 아이다. '희란'한테 대드는 장면도 '나였으면 그런 순간에 절대 그렇게 못 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성격이 조용한 편이기도 하다. 오히려 제 실제 성격이 그렇기 때문에 '주애'를 연기하게 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나랑 다른 캐릭터를 만나면 시원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더라. 대리만족하기도 하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이어 "욕이나 흡연 장면도 많이 연습했다. '주애'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담배를 어디서 피워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담배를 들고 집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흡연 부스 가서 무작정 피워봤다. 흡연하는 분들한테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금연초로 연습했다. 욕은 그냥 혼자서 막 내질러 보는 거다"라고 전했다.

첫 상업 작품에 주연작,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산더미였지만 방효린은 행복한 감정이 더 컸다고. 그는 "힘든 점보다 좋은 점이 더 많았다. 촬영 자체가 재밌었던 것 같다. 김종수 선배님이 촬영 일촬표를 전지에 프린트해서 집에 붙여놓고, 중요한 신에 별표 해놓으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그 신이 지나가면 지우라고 알려주셨다"며 "저도 집 벽에 붙여놨는데 그게 지워지는 게 너무 아깝더라. 하나하나 사라지는 게 너무 싫다는 마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연 배우로서 힘든 것도 있었지만, 기쁜 게 더 컸다. 현장에서 힘들다는 건 못 느꼈던 것 같다. 물론 감정적으로 어려운 신은 힘들었지만, 기쁜 게 훨씬 많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탭댄스, 승마까지 방효린이 '애마'를 위해 배워야 할 것은 많았다. 방효린은 "캐스팅 되고 3일 후부터 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반년 넘게 연습했는데 제가 춤추는 걸 좋아해서 재밌게 했다. 근데 탭댄스는 아주 어렵긴 하더라. 처음 해보는 거기도 하고, 박자 맞추는 것도 어려웠다. 선생님이 열정적이셔서 하루에도 3시간씩 연습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효린은 '애마' 속 노출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노출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었다며 "감독님께서 미리 콘티를 보여주셨다. 어느 장면에서 어떻게 찍을지, 화면은 어떻게 나올지 구체적으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또 애초에 작품 속에서 약간의 노출이 있을 거라는 걸 듣고 오디션에 지원했다. 노출 있는 신은 제가 직접 다 촬영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해영 감독의 요청으로, 몸무게를 증량했다고. 방효린은 "감독님이 지금보다 많이 찌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때 훨씬 더 말라 있었는데 팔뚝 살, 전체적으로 벌크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매일매일 헬스장을 가고, 먹는 것도 많이 먹었다. 구체적인 몸무게를 재진 않았지만, 감독님이 사진으로 체크하셨다. 먹으면 찌는 스타일이긴 한데 그때는 마음 놓고 많이 먹고, 찌웠던 것 같다. 그냥 먹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트레이너 선생님이 짜주신 식단대로 열심히 먹었다"고 말했다.

긴 호흡의 촬영이 처음이었던 방효린은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 하늬 선배님이 '희란'이라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뻤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 평소에 너무 좋아하던 배우랑 함께 호흡할 수 있어서 기뻤고, 촬영하면서도 너무 잘 챙겨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긴 호흡의 촬영을 하면서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양제도 챙겨주시고, 힘들 때 어떻게 마음을 관리해야 하는지도 가르쳐 주셨다. 앞으로 해나갈 때 어려운 게 있으면 얘기하라고 따뜻한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더 '주애'로 몰입할 수 있었고, 선배님도 컷이 끝나고 나면 저를 안아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방효린은 2015년 단편영화 '렛미인'으로 데뷔한 이후 '로웰에게'(2017), '구름이 다소 끼겠습니다'(2020) 등 다양한 단편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고, 2021년작 '저 ㄴ을 어떻게 죽이지?'(2021)로 제11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장편 독립영화 '지옥만세'(2023)에서는 학교 폭력 피해자 황선우 역으로 분해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에 눈도장을 찍었다.
방효린은 "2015년 데뷔작은 사실 20살 때 세종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 찍은 단편영화다. 선배 대학 과제에 출연한 건데 데뷔라고 하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웃으며 "저는 (무명 시절에) 아르바이트를 되게 많이 했다. 아이들의 연기를 가르치는 선생님도 하고, 그렇게 지냈던 것 같다. 카페, 아이스크림, 빵집, 옷 가게, 백화점까지 안 해본 게 없다"고 전했다.
이어 "'애마' 나왔을 때 부모님이 너무 멋진 역할이라고 좋아하셨다. 무뚝뚝하신 편이라 크게 표현하진 않으셨다"고 덧붙였다.

'애마'로 상업 작품에 데뷔하게 된 방효린은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애마' 속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나는 뭐 하나 선명한 게 없어'를 꼽은 방효린은 "선명해진 게 있다면 '애마'가 세상에 나왔고, 많은 분이 봐주셨고, 저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이라며 "근데 선명해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더 많다. 앞으로 제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앞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나야 할 텐데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또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어떤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걸 기다리는 것도 좋고, 지금은 마냥 설레는 마음이 크다. 여전히 오디션 보러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조용한 성격의 방효린은 "연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어서 재밌다"고 했다. 그는 "저도 가끔 제가 신기하다.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지?' 싶다. 연기를 할 때는 주변이 잘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컷하면 다시 조용해진다. 그래서 현장에 있을 때 구석진 곳에서 조용히 앉아있는다"며 "조현철 선배님과는 진짜 대화를 안 했는데 오히려 그게 편했고, 선배님과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애마'는 저한테 모든 부분이 배움이었던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아서 모든 게 다 배움의 현장이었고, 각각의 선배님들한테 배운 것들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하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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