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하늬가 둘째 임신 사실을 숨기고 '윗집 사람들' 촬영에 임했다며 조마조마했던 촬영 뒷이야기를 밝혔다.
1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윗집 사람들'(감독 하정우)의 배우 김동욱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
이하늬는 단정하고 지적인 정신과 전문의로 누구보다 자기감정에 솔직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인물. 품위 있는 말투와 미소 속에서 강한 에너지와 도발적인 진심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이하늬는 첫째 출산 이후 '열일'을 이어온 탓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절실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윗집 사람들'의 대본을 접한 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그는 "남편한테 양해를 구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많은 가족들의 서포트를 받아야 가능하다. 저는 엄마다 보니까 그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족한테 항상 미안한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과 같이 원작을 봤고, 그걸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근데 시사회 와서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라고 웃었다.

특히 이하늬는 '윗집 사람들' 촬영을 일주일 앞두고, 둘째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촬영 앞두고 아크로요가를 배우는데 몸이 되게 무겁더라. 근데 촬영 들어가기 일주일 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거다. 너무 놀라고, 내가 본 두 줄을 믿을 수 없어서 산부인과에 갔다. 진짜 임신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처음엔 마냥 기뻐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장 약속된 것들이 있는데 어떡하나 싶었다. 근데 경력직이 무섭다고, '하면 하는 거야. 오히려 더 건강하게 나올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근데 촬영하면서 음식이 앞에 있으니까 힘들었다. 초반에는 입덧도 심하고, 엄청 졸리다. 재밌었지만 고된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임신 초반, 촬영장에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하늬는 "감독님은 제가 임신한 걸 모르셨으니까 요가하는 장면에 저를 쓰셨다. 처음엔 대역이 있다고 하셨는데 제가 트레이닝이 돼있으니까 계속 저로 촬영하시는 거다. 제가 임신 사실을 말하면 (요가 장면 촬영 중) 제 몸을 돌리는 분도 너무 부담스러우실 것 같아서 끝날 때까지 말 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촬영 중 저를 한번 떨어트려서 골반이 멍들어있더라. 혼자서 조마조마했고, '괜찮지 아기야?'라고 했다"며 "사실 첫째 임신 때도 '원 더 우먼' 촬영 중이었는데 지하에서 6시간 동안 액션을 찍었다. 멜로신을 찍다가 뒤에 가서 입덧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촬영 중반에 효진 배우님한테 슬쩍 이야기했다. '너 왜 이렇게 졸려해?'라고 물어보시길래 사실 둘째 임신 중이라고 얘기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제 생각으로는 얘기해봐야 변하는 건 없고, 어차피 할 건 해야 하는데 알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만 했던 것 같다"면서 "나중에 (김) 동욱 배우가 '아기가 잘 태어나서 다행이지만, 그 신을 찍다가 만약에 아기가 잘못됐으면 그 미안함과 죄책감을 어떻게 하려고 이야기를 안 했냐'라고 하더라. 나는 나름 배려한다고 한 건데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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