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인류 최고의 고전 '오디세이아'를 스크린 위에 되살렸다. 3500억 원의 제작비가 아깝지 않은 압도적인 스케일,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깊이 있는 메시지까지. '오디세이'는 놀란표 대서사시의 새로운 정점을 보여준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신들의 분노에 맞서 싸우는 대서사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원작의 플래시백 구조를 적극 활용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비선형 서사를 구축했다. 영화는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와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이후, 거센 폭풍이 끊이지 않는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와 사라진 아버지의 흔적을 쫓으며 어머니 페넬로페(앤 해서웨이 분)와 왕가를 위협하는 구혼자들에 맞서는 '텔레마코스'의 여정이 긴밀하게 맞물린다.
영화는 신들이 존재하는 판타지적 세계와 현실감 있는 리얼리즘이 공존하는 세계로 관객을 단숨에 끌어들인다. 제우스의 하늘 밑, 포세이돈의 바다 위. 오디세우스의 여정 곳곳에서 신들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지만,직접적으로 등장하진 않는다.
귀향을 꿈꾸지만 거듭되는 불운으로 표류하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압도적인 영상미와 피할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펼쳐진다. 특히 오디세우스 일행이 마녀 키르케의 마법에 걸려 위험에 빠지는 장면은 기괴하면서도 섬뜩한 분위기로 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도 가장 공포스러운 장면으로 꼽힐 만하다.
관객은 마치 오디세우스와 함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인간의 힘으로는 거스를 수 없는 제우스의 무자비한 심판 앞에서 어느새 그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신에게 용서를 빌게 된다. 거대한 트로이 목마에서 때를 기다리다 성을 함락시키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가능한 한 가장 큰 스크린으로 경험해야 할 영화임이 틀림없다.

관객의 몰입을 이끄는 데는 맷 데이먼의 연기도 큰 몫을 한다. 그는 전형적인 '전쟁 영웅'의 이미지를 넘어 죄책감과 인간적인 고뇌, 가족과 재회하기 위해 바다에 몸을 내던지는 불굴의 의지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맷 데이먼이 끝없는 바다를 건너는 여정의 무게를 온몸으로 짊어진다면, 그 반대편에서 이야기를 지탱하는 것은 앤 해서웨이다. 그는 사랑하는 남편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불안, 구혼자들의 압박, 아들의 목숨까지 위협받는 절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페넬로페를 현실적인 인물로 완성한다. 오디세우스의 처절한 귀향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여기에 톰 홀랜드,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까지, 출연 분량과 상관없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오디세이'는 단순히 화려한 볼거리와 맷 데이먼의 고군분투만을 담은 영화가 아니다. 놀란 감독은 트로이 전쟁의 승리 이후 오디세우스가 짊어진 죄책감과 도덕적 딜레마, 전쟁의 잔혹함을 함께 비춘다. 전쟁 영웅의 귀환을 그리는 동시에 전쟁이 남긴 상처와 속죄를 이야기하며 고전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확장한다.
놀란이 재해석한 '오디세이'의 가장 큰 장점은 원작인 인류 최고의 고전 '오디세이아'를 읽지 않았더라도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스케일은 그야말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오디세이'의 제작비는 약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 원)로 알려졌는데, 한 장면 한 장면이 그 막대한 제작비를 납득하게 만든다. 말 그대로 '돈값 하는 영화'다.
한편 '오디세이'는 오는 8월 5일 개봉. 러닝타임 172분. 15세 이상 관람가.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