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영화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호불호가 갈린 영화 '호프'에서 배우 조인성만은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그가 몸을 던져 완성한 액션만큼은 영화의 호불호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볼거리이자, 관객을 끝까지 스크린에 붙잡아 두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지난 15일 개봉한 '호프'(감독 나홍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조인성은 호포항에서 잡다하지만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동네 청년 '성기' 역을 맡았다. '성기'는 초반 마을을 위협하는 미지의 존재를 쫓아 동료들과 함께 산으로 향하고, 초반에는 '범석'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외계인의 실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순간부터 분위기는 달라진다. 뛰어난 생존 본능을 지닌 '성기'는 맨몸 격투와 추격, 승마 액션을 오가며 극의 중심에 선다. 광활한 숲속을 내달리고, 총을 쏘고, 온몸을 던지는 액션은 날것 그대로의 야성적 매력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외계인을 상대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조인성은 힘으로만 밀어붙이지 않는다. 두려움과 본능이 뒤섞인 생존 액션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관객을 몰입을 이끈다.

후반부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말 위에서 펼쳐지는 고난도 승마 액션은 단연 '호프'의 하이라이트다. 베테랑 무술팀과 마장마술 전문가들마저 감탄한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한 조인성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분명 뛰는 건 말인데, 요동치는 건 관객의 심장이다.
조인성의 액션 투혼이 빛을 발한 셈이다. 그는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조인성은 앞서 인터뷰에서 "의사가 가볍게 조깅하는 건 괜찮지만, 뛰고 점프하는 건 남은 인생에 하등 좋을 게 없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저는 배우이고, 작품을 위해 제가 뛰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나. 이 작품이 저 때문에 퀄리티가 낮아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조인성의 액션은 노력의 결과를 넘어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호프'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릴지라도, 그의 몸을 던진 액션만큼은 쉽게 부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 '호프'는 지난 15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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