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걸 그룹 사이에 '장르 파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기존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레게를 접목시켜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내는가 하면, 유로 팝에 한국적인 트로트를 섞는 과감한 시도도 서슴지 않는다. 기존의 공식과 규칙을 허물고, 여러 장르를 버무리는 '퓨전 방식'이 음악 팬들 사이에도 적극 호응을 얻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주목할 부분은 '섹시' 코드에 기대던 기존 걸 그룹과는 차별화를 뒀다는 점이다. 변화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는 대목이다. '흔히 아이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신선함을 무기로 삼은 음악들이 주목받고 있다.
매번 신곡마다 다양한 음악적 변화를 시도해온 걸 그룹 2NE1(산다라박, 박봄, 씨엘, 공민지)은 이번에 '레게'를 전면에 내세웠다.
2NE1이 1년 만에 발표한 신곡 '폴링 인 러브(Falling in love)'는 여름 분위기 걸맞은 레게음악과 팝·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결합한 신곡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아직 생소한 레게 풍의 음악을 자신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보다 매력적인 음악을 탄생시켰다는 평이다
힙합을 모태로 성장한 2NE1은 꾸준히 장르를 파괴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아이 러브 유(I love you)'에서는 기존 일렉트로닉 장르에 트로트 요소를 배치했고, '론리(Lonely)'에서는 감성 발라드, '어글리(Ugly)'에서는 록을 버무려 차별화된 음악을 선보였다.
지난 봄에도 여러 히트곡에서 이러한 시도가 도드라졌다. 걸 그룹 티아라의 유닛 티아라엔포(은정, 효민, 지연, 다니)의 '전원일기'는 사물놀이 휘몰이장단을 접목시켜 새로운 장르의 일레트로닉 음악으로 탄생시켰고, 포미닛의 '이름이 뭐예요'는 '판타지 힙합'이라는 전례가 없는 참신한 장르로 많은 사랑을 얻었다.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들의 색을 펼쳐 보이겠다는 음악적 소신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컴백한 4인조 걸 그룹 쥬얼리(하주연, 김은정, 박세미, 김예원)의 신곡 '핫 앤 콜드(Hot & Cold)'도 마찬가지. 유로 팝 댄스 장르에 한국적인 트로트 리듬이 가미된 곡이다. 걸 그룹이 시도하기 힘든 소위 '뽕끼'가 녹아 있어 다른 걸 그룹들의 노래와는 차별화를 두고 있다.
남자 멤버 장헌의 군 입대로 4인조 여성그룹으로 재편된 써니힐(주비, 승아, 코타, 미성)은 최근 포크 장르를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해 참신한 시도를 선보였다. '영 포크(Young fork)'라는 앨범 명에 걸맞게 전체적으로 통통 튀는 포크 기타와 우쿨렐레 등으로 컨트리 팝의 감성을 부각시켰다.
타이틀곡인 '만인의 연인'에서 보헤미아 기원의 폴카 리듬 안에 발랄하고 경쾌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 무대 위 복고풍 의상을 입고, 폴카 춤을 추는 이들은 깜찍함을 극대화하며 다수 걸 그룹들이 선보이고 있는 섹시 콘셉트와는 확연한 차별화로 승부를 펼치고 있다.
노래 속 등장하는 뮤지션 하림의 그릭 부주키, 니켈하르파, 드렐라이어, 아이리시 휘슬 등의 유럽 민속 악기 연주로 아날로그 감성을 극대화했다. 써니힐은 "일렉트로닉 음악에 귀가 지친 분들에게 '힐링'의 음악이 필요하지 않을까 했다"며 "의외의 시도와 다채로운 음악을 추구할 때 대중들이 다음 노래에도 기대를 갖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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