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여름가을겨울(김종진 故전태관) 김종진이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주년을 맞이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여러 소회를 직접 밝혔다.
봄여름가을겨울은 14일 오후 2시 서울 광흥창 CJ 아지트에서 'Bravo My Life' 발매 2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오는 11월 1일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주년 바이닐 앨범을 발매한다. 'Bravo My Life'는 2002년 IMF로 지친 젊은이들의 가슴에 음악으로 생명의 불씨를 당겨준 역사적 명반으로 평가받는다. 봄여름가을겨울은 'Bravo My Life' 발매 20주년을 맞아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를 다시 믹스한 앨범을 통해 업사이클링 철학을 음악으로 제시한다.
이와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은 11월 15일 서울 광흥창 CJ 아지트에서 '만원사례'라는 제목의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은 바이닐 앨범 구매자에 한해 무료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김종진은 'Bravo My Life' 20주년 소감을 전하고 "연말 기획으로 1년 정도 작품이 지속적으로 완성됐다. 음원 CD LP 카세트까지 아날로그 감성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1일 발매된 LP 예약판매 때 많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그 때부터 일주일간 아이돌보다 판매차트 1위, 인기순위 1위, 예매처 1위를 점령하며 TV 뉴스에도 '레트로 감성 회귀' '역주행' 등으로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기사가 다뤄져서 굉장히 감격했다"라고 밝혔다.
김종진은 "이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LP를 들고 오면 무료 입장이 가능한 콘서트도 잡았다"라고 덧붙였다.
김종진은 "20주년의 의미가 크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IMF로 힘들었을 때 기운을 주는 앨범으로 방송 횟수 1위를 했고 영화 드라마 라디오 등 이 이름을 달고 있는 영상물들이 나와서 힘을주는 음악이 됐다"라며 "코로나로 기운을 잃은 한국을 위해 소소한 재미, 과거를 회상하며 지금도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이들으리 댓글을 보며 음악가를 택한 게 감사하다는 확신을 갖게 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종진은 "남겨지는 것보다 사라지는 게 많은 시대라고 생각한다. 버려지는 게 더 많은 시대에서 저희는 버려진 것들을 다시 꺼내서 수선해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제시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만의 생각은 아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처음부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수호자로서 과거의 것이 가치있다는 걸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작품을 만드는 데 목숨을 걸었다"라며 "1집 제외하고 모든 마스터 테이프를 다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종진은 이번 20주년 앨범에 대해 "리마스터 정도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작업에 함께 한 사람들이나 찐팬들 입장에서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바뀌어가는 과정을 느끼며 많은 반응을 해주신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종진은 "작업을 하면서 LP에 대한 정서가 새롭게 다가오는 걸 느꼈다. 우리에게 이 앨범은 일상적인 작업 중 하나다"라며 "'브라보 마이 라이프' 오리지널 앨범이 LP가 안 나왔다. 그때는 LP가 사라진 시점이었다"라고 말을 이었다.
김종진은 "명맥이 끊어진 이후 '브라보 마이 라이프' 10주년 앨범을 LP로 발표했는데 바람이 크진 않은 시점이었다"라며 "미국에서 LP를 200개 가량 만들어서 팔았다. LP에 대한 제시를 다시 했던 앨범이고 리셀 시장에서 가치를 갖게 됐고 700만원~800만원 정도 가치를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김종진은 "개인적으로 내 원픽 넘버는 '웃으며 헤어지던 날'이라는 연주곡"이라며 "디지털은 너무 선명하고 완벽을 추구한다. LP는 약간의 유격이 있어서 선명하지 못하고 커팅 과정에서 소리가 깎이기도 하는데 그게 음악적으로는 더 상상하게 하는 룸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들과 피쳐링을 하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었어도 아직 아이인가 보다. 선배님들의 음악을 계속 듣고 있고 영향이 크다. 김수철, 이장희, 송창식 등의 선배님들을 보며 음악을 하기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신다. 음악으로 뭘 남기려고 하지 말고 때려부으라고 하신다. 함께 연주 앨범을 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종진은 특히 "데이식스 멤버가 앨범을 구매했다고 알려와서 큰 감동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종진은 "음악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세상을 열어보겠다"라고 포부도 전하고 "최근에 고 김현식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봤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뿌리에는 같이 했지만 혼자 남아서 안타깝다. 그런데도 같이 있는 것 같고 전태관은 무대에 늘 같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음악의 힘"이라고 말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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