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들의 열애설을 둘러싼 대중과 팬들의 시선은 항상 뜨겁다. 사실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 자체로 갖고 있는 화제성이 모두를 집중하게 하고, 여기에 당사자를 둘러싼 여러 설왕설래가 덧붙여지면서 그 화제성의 크기는 점차 커져만 간다.
소속사들의 열애설을 둘러싼 대처법도 다양했다. 사실 확인만 짧게 답하는 소속사가 있는가 하면 "아티스트의 사생활"이라며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소속사도 있다. 이에 대한 정답은 없는데 사생활과 관련한 이슈를 소속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뾰족한 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연예인도 사생활이 있기에 보호해줘야 한다는 시선과 사실상 공인의 위치에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시선, 여기에 "차라리 들키지나 말지"라는 팬심 담긴 시선까지 이를 통해 생겨나는 가치관의 충돌에 대한 해답은 명확하지 못했다.
다만, '열애 의혹'이라는 프레임에 씌워지며 마치 열애가 잘못된 행동인 것마냥 지적하는 보도도 그렇게 공감이 된다거나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 같진 않다. 일부 유튜버나 실제 목격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의해 공개된 게시물에서 촉발된, 열애설 제기를 가장한 이 주장들이 교묘하게 이 '열애 의혹'이라는 시선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간 많은 화제를 낳았고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열애설의 경우 특종 보도 형태로 취재가 돼서 크로스 팩트 체크까지 마무리된, 완성된 내용들이 담긴 기사들이 주를 이뤘다.(물론 몇몇 특종의 경우 도를 다소 넘은 듯한 파파라치식 보도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해당 아티스트 소속사들이 입장 정리를 거쳐 공식적으로 사실 관계를 답변하고, 이후 (열애설이) 사실이면 더 큰 화제와 관심을 모았고, 사실이 아니면 해당 보도에 대한 지적 속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는 거 아닌가?"하는 아쉬움 섞인 반응과 함께 사그라드는 2가지 방향성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보도된 일부 열애설의 내용들을 보면 측근 또는 취재원 등을 통해 사실확인을 거친 경우는 거의 전무했다. 단지 SNS 상에서의 증거들로만 짜깁기하고 여기에 뇌피셜을 얹은 '이거 누가 봐도 맞다' 식의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찾아서 결과적으로 그 뇌피셜에 의한 주장이 맞았던 경우도 아주 간혹 있었기에 이런 식으로 열애설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듯하다.
팬들의 반응은 더욱 놀랍다. 유튜버의 열애 의혹 주장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을 때 대부분의 댓글은 유튜버의 영상 자체에 대한 지적보다 열애설 당사자와 당사자 동료 스타들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적지 않았다. "A는 인기에 비해 너무 떴다", "A가 B하고 열애라고? 안 어울리는데?" "왠지 C(A와 같은 그룹 동료)와 B가 더 잘 어울려", "뭐야 B는 D랑 사귀는 거 아니었어?" 등 출처도 팩트도 확인되지 않은 팬들끼리의 잡담과 평가, 때로는 험담들까지 댓글에 올라온다.
빅뱅 지드래곤(34·권지용) 아이브 장원영(18)의 열애설 보도의 시작은 '논란 중인 장원영,지디 커플룩 의혹.jpg'이라는 제목이라는 한 커뮤니티 글에서 시작됐다. 글쓴이는 두 사람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패션위크'에서 비슷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나타났다고 주장하며 열애설을 제기했다.
장원영이 지난 4일 엠베서더를 맡은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 2023 S/S 컬렉션에 위아래 4개의 포켓이 달린 재킷을 입고 등장했는데 얼마 전 파리 패션위크에서 포착된 지드래곤이 입고 있던 카디건과 유사한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장원영과 지드래곤이 커플로 '시밀러룩'을 맞춰 입은 것이라는 근거가 완성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원영이 입었던 의상은 6시즌 전 그 옷이 아니었고 장원영이 착용한 제품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11월 공개될 예정인 미우미우 홀리데이23 컬렉션 제품이었다. 지드래곤이 인스타그램에 "사랑스러운 선물 감사한다"는 글과 함께 게재한 미우미우로부터 받은 선물 사진에 사랑스러운'(lovely) 문구 아래에 장원영의 스티커가 덧붙여진 것도 장원영이 아닌, 미우미우로 검색할 경우 나타나는 스티커였다.
제대로 된 확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일부 뇌피셜에 의해 조합된 근거들이 완성한, '열애설 주장'의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AKMU 이찬혁과 걸그룹 프로미스나인 이새롬의 열애설도 큰 틀에서는 이와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역시 한 유튜버에 의해 제기된 두 사람의 열애설 근거를 보면 이찬혁과 이새롬이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공방에 함께 방문했다고 주장했고 여기에 색깔은 다르지만 비슷한 디자인 반지를 끼고 있음에 주목하고 "홍대 감성이라 연애가 맞는 것 같다. 초록색 폰케이스도 꼈다"가 주된 내용이었다. 이 유튜버는 "2월부터 자료를 모았고 이제 충분한 것 같아서 처음으로 올린다"라며 증거를 공개했고 이찬혁이 "결혼이 꿈"이라고 말한 내용까지 덧붙이며 "이찬혁의 결혼이 머지 않았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새롬도 소통이 뜸한지도 오래됐다"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뇌피셜로 완성된 주장으로 느껴진다.
이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이 유튜버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적은 댓글들과 역시 당사자에 대한 추측이 난무한 반응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에 대해 YG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사생활이라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짧게 밝혔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이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열애설에 대해서 "아티스트의 사생활"이라고만 공식입장을 내는 것은 다소 부족해보이는 공식입장인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최근의 열애설 보도만 봤을 때는 무대응이 정답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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