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하현상이 3일간 음악과 서사가 맞물린 견고한 무대로 가을밤을 깊게 물들였다.
하현상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Navy Horizon(네이비 호라이즌)'을 개최하고, 뜨거운 열기 속에 공연을 마무리했다.
'수평선 너머 비추는 푸른 빛, 그 어딘가를 향하는 것'을 테마로 한 이번 공연은 LED 영상과 조명 효과를 활용한 완성도 높은 연출로 '하현상표 감성 공연'의 정수를 보여줬다. 하현상은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공연명 'Navy Horizon'은 올해 여름, 데뷔 앨범을 만들었던 태국 코사멧 섬에 다시 방문했을 때 떠올랐다. 밤바다 속에서 본 남색 수평선이 너무 아름다워 이번 공연의 주제로 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사흘 간의 공연은 셋리스트를 일부 변주해 매회 다른 감정선을 완성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몰입감을 선사했다. '등대', '불꽃놀이' 등으로 뜨거운 함성 속 공연의 서막을 연 하현상은 매일 '데려가 줘', '죽은 새', '장마'로 분위기의 축을 달리하며 공연의 온도를 조율했다. 'MAGIC', '파랑 골목', 'Laputa'로 이어지는 중반부에서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현장의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이번 무대는 음악·조명·영상이 완벽히 맞물린 3박자 연출로 압도적인 심미성을 구현했다. 무대 안팎으로 좋은 향이 나도록 연출했고, 컨페티에 또 다른 향을 레이어드해 공간 전체를 감각적으로 채웠다. 이에 대해 하현상은 "콘서트의 여운을 향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 어울리는 향으로 골라봤다"고 전했다.
밴드는 기타·베이스·드럼·키보드·신시사이저·첼로 등 총 6인 세션으로 구성돼 한층 웅장한 음향을 완성했다. 하현상은 직접 기타와 피아노 연주로 무대에 깊이를 더하며 한 곡 한 곡을 완성도 있게 이끌었다.

셋리스트에는 오랜 팬들이 손꼽아 기다린 곡들도 대거 포함됐다. 하현상은 "선선한 계절과 어울리는 곡들이 많다. 좋은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다"며 "유튜브에만 올렸던 데모곡 'Love Me Now'를 셋리스트에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듣고 싶었던 분들께 작은 선물이 됐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3108'은 팬미팅 때 가장 많은 신청이 들어온 곡이었기에 새로운 편곡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또 하현상은 "새 싱글 'Coyote Lily'는 새로운 저의 모습을 담은 앨범이다. 고민도 많았고, 변화를 많이 줘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걱정과 불안이 공존했지만, 결국 그 안에서 제 정체성을 지키며 새로운 걸 담아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Coyote Lily'의 더블 타이틀곡 '허밍버드'와 'Wawa' 무대에서는 담담함과 폭발적인 보컬 에너지가 교차하며 공연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후반부에는 '화분', '사랑이라고 말해줘', '이유', '눈꽃', '고양이', 'Lost', 'Pain' 등으로 각기 다른 심도의 감정을 전했다. '파도'와 '비행', '겨울이 오면', '기다려줘', '어떤 이의 편지'까지 이어지는 무대 또한 잔상을 남기는 엔딩을 보여줬다.
하현상은 "2023년부터 매년 이맘때쯤 공연을 하며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팬 여러분과 함께 걸어주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오늘 공연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위안과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여러분께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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