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누아르, 세잔, 마티스. 미술사에 길이 남을 거장들의 작품이 단 3분 만에 사라졌다.
이탈리아 카라비니에리(경찰)는 30일(현지시간) 북부 파르마 인근 마냐니 로카 재단(Magnani Rocca Foundation) 미술관에서 3월 22일 밤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복면을 쓴 4인조는 미술관 정문을 강제로 열고 침입한 뒤, 1층 프랑스 전시실에서 르누아르의 1917년작 유화 '물고기(Fish)', 세잔의 1890년대작 수채화 '체리가 있는 정물(Still Life with Cherries)', 마티스의 1922년작 '테라스 위의 오달리스크(Odalisque on the Terrace)'를 챙겨 정원을 가로질러 담을 넘어 달아났다. 경보 시스템이 울리자 황급히 자리를 뜬 탓에 네 번째 작품은 현장에 그대로 남겨졌다. CNN에 따르면 이 모든 과정이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전체 피해액은 약 900만 유로(약 156억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르누아르의 '물고기' 평가액만 약 600만 유로(약 104억원)에 달한다.
사건은 발생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공개됐다. 재단 측 변호사는 CNN에 "범인들이 돌아올 경우를 대비해 조용히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공개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재단 측은 이번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된 조직적 범행"이라고 밝혔다.
미술품 회수 전문 기업 '아트 리커버리 인터내셔널'의 크리스토퍼 마리넬로 대표는 더 아트 뉴스페이퍼에 "범인들은 루브르 절도 사건에서 얼굴만 가리고 빠르게 움직이면 어느 미술관이든 침입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며 "미술관들이 3분 절도 시나리오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복면 4인조가 7분 만에 왕실 보석 9점을 훔쳐 달아난 사건과 수법이 흡사해 유럽 미술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용의자는 체포되지 않았으며, 미술관은 정상 운영 중이다.
1977년 미술 비평가 루이지 마냐니가 설립한 마냐니 로카 재단은 르누아르·세잔·마티스 외에도 뒤러, 루벤스, 반 다이크, 고야, 모네 등의 작품을 소장한 이탈리아 최고 수준의 사립 미술관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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