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변신은 무죄!'
변신이 아름답다. 그 주인공은 손예진. 청순가련형의 순수미인에서 엉뚱한 내숭녀의 모습까지. 그녀의 변신 무대는 영화 '작업의 정석'(감독 오기환ㆍ제작 청어람). 손예진은 영화속 두 다리 사이에 양푼을 끼고 비빔밥을 먹는 모습부터 막무가내로 트로트를 따라부르는 모습까지 기존 이미지를 단박에 털어버리는 '도전'을 감행했다.
그 결과는 성공적. 21일 개봉한 '작업의 정석'에서 내숭 100단 작업녀로 거듭난 손예진의 연기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변신..재미있는 도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첫사랑 사수궐기대회' '연애소설' '취화선' '외출'. 기존 손예진이 출연한 작품들이다.
"멜로의 캐릭터가 이제까지 고독하고 슬폈던 것 같다. 여성스러운 부분이 많이 부각이 됐고, 그래서 현실적으로 많이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캐릭터는 '큭큭'대며 웃을 수 있다.
'작업의 정석'에서 내가 연기한 '지원'이라는 인물이 많이 과장됐지만, 어찌보면 '지원'은 여성속에 잠재돼 있는, 속과 겉이 다른 내숭을 지닌 여자다. 우리 주변에 보편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손예진은 이번 작품을 '도전'과 '변신'으로 평가했다.
"많은 작품에 출연하게 되겠지만, '멜로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당시만 해도 내가 이 작품을 연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작업의 정석'은 나에게 도전이다. 그 결과는 매우 만족이다. 현장에서 즉흥적인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아마도 내 안에 코미디언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
◆송일국..장점이 많은 배우
배용준, 정우성, 최민식, 차태현, 조승우, 송승헌 등. 모두 손예진과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다. 이들중 손예진과 찰떡궁합은 누구였을까.
"매 촬영이 똑같다. 함께 연기를 한 배우들과는 호흡이 잘 맞았다. 장점만 보인다. 송일국 선배님 같은 경우도 장점만 보였다. 촬영장에서 진지한 모습 등 노력파 배우라고 생각한다."
남의 눈에 들어있는 티는 보여도 내 몸의 들보는 모르는 법인데, 긍정적 사고까지 겸한 장점이 많은 그녀다.
◆한류..감사할 따름
손예진, 그녀의 무대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영화 '외출'의 연일 흥행과 그녀가 주연으로 열연을 펼친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그리고 KBS 드라마 '여름향기' 등의 일본내 선전은 그녀의 이름 앞에 '한류스타'라는 또다른 수식어를 붙이게 했다. 최근 '일본 흥행 톱10'에서 영화 '외출'과 '내 머리속의 지우개'로 2관왕을 차지했다
"기분이 좋다. 영화 '외출'은 배용준 선배님이 일본에서 워낙 인기가 많으셔서 흥행성적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는 사실 우려했다. 과연 나를 보러 오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내머리속의 지우개'가 흥행에 성공해 뿌듯한 느낌이 든다."
해외 팬들을 염두에 둔다면 '작업의 정석'에서 선보인 엉뚱한 내숭녀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배우는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해야하고, 변신을 시도하고 도전도 해야한다. 이번 작품을 연기하면서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기존 청순한 이미지가 고착화 될까봐 걱정이이었다."
◆사랑..그 결론은 결혼이 아니다
시한부사랑, 가슴 졸이는 첫사랑, 그리고 연애고수들의 사랑이야기까지 많은 사랑을 연기했다. 그렇다면 실제 손예진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작업의 정석'에서 '지원'은 엉키고 뒹구는게 다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만, 청혼을 거절당한 친구에게 '왜 굳이 결혼을 하려고 하냐'고 말하는 사람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해야 하는, 즉 사랑의 끝이 결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내가 결혼할 때가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그녀에게서 프로의 향기가 느껴졌다.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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