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더경력만 6년째. 무대 위에 서면 랩을 하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신예 힙합듀오 키네틱 플로우(Kinetic flow)는 지난 6년간 홍대 클럽공연을 하며 실력을 다졌다. 그리고 드디어 ‘변화를 위한 도전’이란 뜻의 첫 앨범 ‘챌린지 4 다 체인지’(Challenge 4 da Change)를 발표하며 가요계의 문을 두드렸다.
사실 키네틱 플로우는 오랜 언더생활 덕에 탄탄한 실력을 다지기도 했지만, MC스나이퍼가 배치기에 이어 두 번째로 자신 있게 선보이는 그룹이란 점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오랜 기다림 뒤의 첫 앨범이라 녹음하는데만 1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또 한 앨범에 무려 18곡의 노래를 담았다. 그만큼 키네틱 플로우는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도 많고, 각오도 대단하다. 그런데 시작부터 장애물을 만났다. 수록곡 중 6곡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내다 보니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곡이 많아요. 어떤 분들은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시지만, 오히려 생각보다 많은 곡이 통과해 기분 좋았어요. 사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이 방송되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또 방송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날 생각이라 걱정 없어요.”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고 했던가. 키네틱 플로우는 모든 곡이 무사히 심의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기에 12곡이 심의를 통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역동적이 흐름’ 혹은 ‘살아 움직이는 말투’라는 뜻의 그룹 이름만큼이나 심의라는 세상의 고정된 잣대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노래에 변화를, 삶에 변화를 담아내겠다는 각오다.

키네틱 플로우는 무엇보다 노래에 혼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감정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5번트랙 ‘스킷1’을 녹음하다 난관에 부딪혔다.
“5번 트랙은 혼자 술 마시며 불만을 토로하는 노래에요. 녹음을 하는데 술 취한 척 거짓으로 연기하며 노래하지 못하겠더라구요. 결국 매니저형에게 술을 사다달라고 하고, 녹음실 구석에서 술을 마셨어요. 그것도 혼자. 혼자 의무적으로 마시는 술이 그렇게 힘든 줄 꿈에도 몰랐어요. 물론 그 덕에 노래는 한 번에 OK사인을 받았지만, 또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그만큼 1집은 있는 그대로의 키네틱 플로우를 담아냈다. 또 힙합이란 음악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지금도 힙합 그룹이 많고, 앞으로도 많은 힙합 그룹이 나오겠지만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접했을 때 우리만의 색깔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고 싶어요. 우리에게는 앨범이 많이 팔리는 것보다 키네틱 플로우만의 색을 인정받는 것이 먼저에요.”
그래서인지 타이틀곡 ‘헤어지던 밤’은 키네틱 플로우의 색을 잘 녹여냈다. 이와 더불어 대중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충분한 가사가 듣는 이의 귀를 자극한다.
“무대에서 팬들을 만날꺼에요. 팬들이 우리만의 색을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노래를 부르기 위해 고생한 시간들을 생각하며, 주어진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토해낼 겁니다.” <사진=최용민 기자 leeb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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