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탬파베이 레이스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슈퍼 유틸리티' 벤 조브리스트(34)를 유격수 유넬 에스코바(33)와 함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트레이드 했다. 이로 인해 조브리스트는 9년간 뛰었던 탬파베이를 떠나게 됐다.
조브리스트는 12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탬파베이를 떠나는 심경을 전했다. 조브리스트는 "탬파베이에서 축복받은 시간들을 보냈다. 탬파베이를 떠나게 되어 슬프다"라고 말했다.
조브리스트는 지난 2004년 드래프트를 통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6년 미치 탈보트(32, 현 한화)와 함께 탬파베이로 트레이드 됐고 그 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9시즌 동안 탬파베이에서만 뛰었다.
성적도 준수했다. 2008년 62경기에서 12홈런을 때려낸 조브리스트는 2009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고, 타율 0.297, 27홈런 91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이후 2014년 시즌까지 20홈런 두 차례를 포함해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가장 부진했다고 볼 수 있는 2014년 시즌 성적이 0.272, 10홈런 52타점이었을 정도로 준수한 공격력을 보였다.
더불어 조브리스트는 수비에서 쓰임새가 많은 선수였다. '슈퍼 유틸리티'라는 별명이 붙은 선수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조브리스트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리어 통산으로 봤을 때 2루수로 가장 많은 547경기에 나섰지만, 유격수로 229경기, 외야수로 404경기(좌익수 66경기-중견수 34경기-우익수 331경기)에 나섰을 정도로 탁월한 멀티포지션 소화능력을 선보였다.
탬파베이는 이런 조브리스트의 가치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지난 2010년 4월, 2011년부터 시작되는 5년간 30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4년간 조브리스트는 좋은 모습을 보이며 탬파베이에 공헌했다. 하지만 계약기간을 1년 남겨두고 조브리스트는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떠나야 했다. 2015년 이후 FA가 되는 조브리스트를 탬파베이가 잡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 흐름이라면 조브리스트는 FA가 될 경우 연평균 1000만 달러 계약을 따내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트레이드가 결정된 후 조브리스트는 12일 "(트레이드가 결정된)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힘들다. 어제는 다소 충격을 받았고, 많은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탬파베이에서의 생활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감상적이 됐다"라고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뒤 받은 충격에 대해 털어놨다.
이어서 "여러 가지 일들이 머리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탬파베이에서의 생활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꿈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좋은 기억이 너무 많다. 일단 가장 먼저 감사한 마음이 든다. 최고의 구단과 최고의 지역에서 축복받은 시간을 보냈다. 탬파베이 시민들은 가족처럼 우리를 성원해줬다.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브리스트는 "내 야구 인생의 가장 큰 한 장을 끝냈다. 씁쓸하면서도 달콤하다. 이제 다음 장을 맞이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것이다.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브리스트는 "그래도 슬픈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매일 겪었던 탬파베이에서의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이 팀과 이 지역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행복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아쉬운 감정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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