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48경기. 팀이 치른 97경기 중 절반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현지 반응은 매우 뜨겁다. 김혜성(26·LA 다저스)의 가치가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도 계속 고평가를 받고 있다.
김혜성은 올 시즌 타율 0.339(112타수 38안타) 2루타 6개, 3루타 하나, 2홈런, 13타점, 17득점, 11도루(실패 0), 출루율 0.378, 장타율 0.464, OPS(출루율+장타율) 0.842를 기록 중이다.
규정 타석에 들기 위해선 거의 200타석이 더 필요할 만큼 표본이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다저스 내에서 비율 스탯을 비교해보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김혜성의 타율은 다저스 전체 1위다. 그를 제외하면 유일한 3할 타자는 윌 스미스(0.323) 하나 뿐이다. 출루율에서도 스미스(0.425), 오타니(0.382)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이 2개에 불과하지만 장타율에서도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OPS는 3위.
비율 스탯이 아직 표본이 적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면 도루는 김혜성의 위상을 보여준다. 11개의 도루를 시도해 실패가 단 하나도 없었다. 풀타임을 치르고 있는 팀 내 도루 1위 오타니가 12개를 성공시키는 동안 4개를 실패했을 정도이니 김혜성이 팀 내에서 빠른 발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이너리그까지 포함하면 24연속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아직은 김혜성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언론을 향해서는 늘 호평일색이지만 좌투수만 선발로 나서면 김혜성은 선발 라인업에서 사라지기 일쑤다.

통상 좌타자들이 좌투수에게 약한 경향을 보이는 건 사실이다. 투수의 릴리스포인트 등에 따라서는 '등 뒤에서 공을 뿌리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야구에 절대적인 건 없다. 김혜성은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455(11타수 5안타)로 강했다. OPS는 1.273에 달했다.
현지에서도 커다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날 미국 스포츠 매체 폭스스포츠는 2025년 메이저리그(MLB) 신인왕 배당 지수를 공개했는데 김혜성은 내셔널리그에서 밀워키 브루어스 우투수 제이콥 미즈로우스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포수 드레이브 볼드윈에 이어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또한 전문가 28명을 대상으로 신인왕 예상 투표를 했는데 김혜성은 미즈로우스키, 볼드윈, 마이애미 말린스 포수 어거스틴 라미레즈에 이어 NL 4위에 등극했다.
MLB닷컴은 "김혜성은 지난번 투표에서 두 단계 하락했지만 이는 경쟁자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그는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리고 있으며 주루 능력을 통해 엄청난 가치를 더하고 있다. 타율 0.339를 유지하고 있는데 장타는 9개에 불과하지만 도루는 11개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수비에서의 다재다능함도 김혜성의 가치를 높여준다. "또한 2루에서 28경기, 중견수에서 16경기, 유격수에서 8경기를 소화하며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목할 점은 키케 에르난데스가 최근 팔꿈치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주전 선수로서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6월에는 풀타임 6경기에 그쳤지만 7월 다저스의 첫 12경기에서는 7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고 말했다.
한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은 7월 타율이 0.226(31타수 7안타)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기회가 많아지며 상대방에 의해 분석이 됐기 때문일수도 있고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당장은 더 기회가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기회를 잘 살려내는 것이 후반기 김혜성의 행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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