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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400호, 두산 우승 도열예우.. '사자의 품격' 뭉클

이승엽 400호, 두산 우승 도열예우.. '사자의 품격'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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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기자

[2015 KBO리그 결산] 삼성,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 '베스트3'

KBO 리그 400호 홈런을 달성한 이승엽. 사진은 당시 타격 후 타구를 응시하는 모습.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KBO 리그 400호 홈런을 달성한 이승엽. 사진은 당시 타격 후 타구를 응시하는 모습.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목표로 했던 '통합 5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전인미답의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했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랐다. 2010년대 최강팀이 삼성이라는 사실은 이론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삼성의 올 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을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베스트3을 선정했다.


◆ '국민타자' 이승엽의 KBO 리그 통산 400호


이승엽은 삼성을 넘어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홈런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다. 그리고 2015년 시즌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웠다. 바로 KBO 리그 통산 400홈런이 그것이다.


이승엽은 지난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회말 솔로포를 터뜨렸다. 자신의 KBO 리그 통산 400번째 대포였다.


이미 KBO 리그 통산 홈런 1위였지만, 400이라는 숫자는 전혀 다른 의미였다. 전인미답의 고지이기도 했거니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자리를 비우고도 만들어낸 400홈런이라는 점은 더욱 경이로웠다. 계속해서 KBO 리그에서만 뛰었다면 400이 아니라 600홈런 이상도 때렸을 수 있다.


400홈런을 달성한 이후 이승엽은 "생각보다 뭉클하더라. '이제 해냈구나' 싶었다. 류중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더불어 "롯데 선수단이 나와서 박수를 쳐주고, 감독님도 축하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상대 투수 구승민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며 기쁨보다는 감사의 뜻을 너 크게 밝혔다.


또한 "요즘 나라가 많이 힘들다. 내가 도움을 드릴 것은 열심히 플레이해서 조금이나마 안 좋은 기분을 좋은 기분으로, 손톱만큼이라도 바꿔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내 도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대선수 다운 모습이었고, '400홈런'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소감이었다.


대구구장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열린 행사에서 폭죽이 터지는 장면.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구장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열린 행사에서 폭죽이 터지는 장면.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굿바이 대구구장'.. 짜릿하고 화려했던 대구구장의 마지막 경기


삼성은 원년부터 KBO 리그에 참가한 '전통의 명문'이다. 하지만 홈구장은 삼성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았다.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이하 대구구장)은 1948년 세워진 야구장이다. 지어진지 반세기가 넘었다. 낙후된 시설로 인해 선수들도, 관중들도 야구를 마음껏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삼성은 2016년 시즌부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을 홈으로 사용한다. 즉, 2015년이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시즌이었던 셈이다. 이에 삼성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대구구장의 마지막을 기념했다.


백미는 대구구장에서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다. 삼성은 10월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t wiz와의 경기를 치렀다. 2015년 마지막이자,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였다. 이날 삼성은 팀의 전설인 이만수-박충식-양준혁을 각각 시포-시투-시타로 초청하며 마지막을 기념했다. 우용득, 김시진, 배대웅, 이선희, 함학수, 오대석 등 또 다른 레전드들이 하이파이브로 이날 선발 라인업 선수들을 격려했다.


문제는 경기였다. 쉽지 않은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삼성은 8회까지 4-2로 앞섰다. 하지만 9회초 마무리 임창용이 2실점하면서 4-4 동점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마지막에 웃은 것은 삼성이었다. 연장 10회말 2사 1,3루에서 kt 투수 조무근의 끝내기 폭투가 나오며 삼성이 5-4의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삼성은 경기 후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었다. 삼성의 대구구장 홈경기 승수인 1191발의 폭죽이 준비되어 있었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관중 등 전원이 그라운드를 향해 각자의 소원을 적은 파란색 종이비행기를 던지는 행사도 마련되어 있었다. 만약 경기를 패했다면, 의미가 반감되는 것은 자명했다.


하지만 삼성 선수단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고, 끝내기 승리를 따내며 홈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고, 마지막 퍼포먼스까지 화려하게 마치며 대구구장의 마지막을 고했다. 그야말로 짜릿하고 화려한 마지막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을 축하해주는 류중일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을 축하해주는 류중일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패자의 품격'.. 두산의 우승 세리모니에 박수 보낸 삼성


삼성은 올 시즌 '통합 5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5연패'라는 필요조건은 갖췄지만, 악재가 터지며 휘청거렸다. 바로 윤성환-안지만-임창용의 해외 원정도박 파문이 그것이다.


이로 인해 삼성은 세 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했고, 정상적인 전력으로 시리즈에 나서지 못했다. 선발 싸움에서도, 타격 싸움에서도, 분위기 싸움에서도 삼성은 두산에 밀렸고, 10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 패하며 1승 4패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두산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나와 기쁨을 누렸다. 반면 삼성 선수단은 3루 덕아웃 앞에 일렬로 도열해 두산의 우승 세리모니를 지켜보며 끝까지 축하해줬다.


류중일 감독도 경기 후 "나 두산 축하해주러 가야 한다"라며 짧게 인터뷰를 마친 후 그라운드로 돌아갔고, 두산의 세리모니를 지켜봤다. 세리모니 이후 김태형 감독과 악수를 나눈 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비록 패했지만, 승자를 축하해주는 삼성의 모습은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이는 선수단에게 투쟁심을 심어주기 위함도 있었다.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다. 단순히 덕아웃 앞에서 박수를 쳤을 뿐이다. 하지만 그리 단순히 볼 것은 아니다. 삼성과 류중일 감독은 도열 예우를 통해 감동과 각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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