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 아웃과 태그 아웃의 차이를 설명해 드리자면......"(2010년)
지금은 1군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강상수 LG 코치가 운영팀 '강 과장'이었던 시절 첫 선을 보인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는 이렇게 시작했다. 6년이 지난 지금 행사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시행착오와 거듭된 피드백 끝에 응원가를 부르고 즐기는 형태로 진화했다. 지식 전달이 아닌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훨씬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들어오실 때 받은 A4 용지에 따라 자신의 직관 유형을 파악해 보세요."(2016년)
지난 16일 숙명여대에서는 2016년 첫 번째 '여사다'가 열렸다. 200명이 넘는 여학생들이 몰렸다. 야구장 먹거리, 셀카 명당, 인기 선수 소개 등 '직관 꿀팁'을 위주로 20대 초반 여성의 취향을 공략했다. 복잡한 야구 룰 설명은 프로그램에서 사라진 지 오래. 중반부터는 응원단장 주도하에 응원쇼가 이어졌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참가자에게는 유니폼, 야구 모자, 사인 볼 등 선물을 증정해 호응을 유도했다.
여대생을 타깃으로 삼은 만큼 LG의 '마케팅 챌린저'들이 직접 내용을 구성했다. 이들은 LG가 객원 마케터 형식으로 매년 뽑는 대학생들이다. 같은 눈높이에서 고민하기 때문에 더욱 기발하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쏟아진다는 게 LG 마케팅 관계자의 설명이다.
LG 마케팅 관계자는 "마케팅 챌린저들에게 '직관을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본 사람은 없다'는 생각으로 만들어 보라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야구 모르는 여성분들에게 룰을 가르치면 찾아 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라이트 유저'를 '헤비 유저'로 변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2년째 행사서 응원을 맡은 LG 트윈스 최동훈 응원단장 또한 "실제로 특강에 참가했던 분이 잠실에 오시는 경우가 많다. 전부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특강을 보고 왔다고 말씀해주시면 정말 힘이 난다. 원래 LG 팬분들은 행사 내내 즐겁게 응원을 하시지만 처음 오신 분들은 대부분 소심하게 앉아 계신다. 선물은 주로 그런 분들에게 드려서 적극적으로 응원하도록 이끈다"고 비결을 귀띔했다.
LG는 지난 2010년, 여성팬 확보의 일환으로 KBO 최초 여대생 대상 특강 프로그램을 기획, 실시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WBC 흥행 이후 야구장에 여성팬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을 재빨리 포착했다. 이미 어린 시절 '아빠'에 의해 응원 팀이 사실상 결정되는 남성팬들과 달리 여성팬은 그야말로 블루칩이었다. LG는 KBO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인기팀이었음에도 여심 저격 마케팅에 큰 공을 들였다.
효과는 바로 눈에 보일 정도였다. '여사다' 신설과 함께 2013년에는 여성 전용 유료 회원제인 '레이디스 회원'을 신설했다. 2010년 당시 1000명이 채 안됐던 여성 회원은 매년 꾸준히 증가했고 2016년에는 3000명 수준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5년 연속 장기 가입자 중 72%가 여성일 정도로 높은 로열티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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