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초반 한국의 행보가 만만치 않다.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기대주들이 줄줄이 노골드에 그치고 있다. 금메달 10개-종합 10위의 '10-10'을 노리고 있는 한국이지만, 초반은 고전중이다.
1일차부터 다소 꼬였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유도 48kg급에서 정보경(25, 안산시청)이 결승에서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대회 첫 메달이었고, 은메달도 충분히 값졌지만, 금메달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남자부 60kg급 세계랭킹 1위 김원진(24, 양주시청)은 8강전에서 패하며 금메달이 무산됐고, 패자전에서 다카토 나오히사(일본)에게 지면서 동메달 획득에도 실패했다.
펜싱도 상황은 비슷했다. 여자 에페 개인전에 나선 신아람(30, 계룡시청)과 강영미(31, 광주광역시 서구청), 최인정(26, 계룡시청)이 나섰지만, 각각 32강과 16강, 8강에서 탈락했다. 특히 4년 전 '1초의 눈물'을 흘렸던 신아람의 32강 탈락은 충격이었다.
여기에 사격에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진종오(37, KT사격선수단)가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5위에 그치며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충격적인 노메달이었다. 50m 공기권총이 남아 있지만, 내심 2관왕을 노렸던 한국과 진종오 입장에서는 총격적인 결과를 받아들고 말았다.

2일차도 유사한 양상이었다. 유도 남자부에서 66kg급 세계랭킹 1위 안바울(22, 남양주시청)이 금메달을 노렸다. 준결승에서 최대 난적인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꺾으며 금메달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지난 대회 조준호(현 여자부 코치)가 겪었던 한도 날렸다.
하지만 결승에서 파비오 바실레(이탈리아)에게 통한의 한판패를 당하며 은메달에 머물러야 했다. 남자 유도에서 연이틀 노골드에 그치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한국은 양궁 단체전에서 남녀부를 석권하며 금메달 2개를 따냈다. 1일차에 남자부 김우진(24, 청주시청)-구본찬(23, 현대제철)-이승윤(21, 코오롱)이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2일차에는 여자부 기보배(28, 광주광역시청)-장혜진(29, LH 양궁팀)-최미선(20, 광주여대)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유도와 펜싱에서의 부진을 달래주는 금메달이 됐다. 더불어 역도에서 윤진희(30, 경북개발공사)가 동메달을 따내며 아쉬움을 달래줬다.
그리고 8일과 9일에 걸쳐 열린 3일차에서 한국은 충격적인 하루를 보냈다. 믿었던 유도와 펜싱에서 또 노골드에 그쳤다. 아예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우선 펜싱 여자부 사브르 개인전에서 김지연(28, 익산시청), 서지연(23, 안산시청), 황선아(27, 익산시청)가 출전했지만, 김지연은 16강에서, 서지연과 황선아는 32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특히 대회 2연패를 노리던 김지연의 탈락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32강을 가볍게 통과한 김지연은 16강에서 로레타 굴로타(이탈리아)를 만나 앞서 가고 있었지만,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유도도 노메달이었다. 남자 73kg급 세계랭킹 1위 안창림(22, 수원시청)과 여자 57kg급 세계랭킹 2위 김잔디(25, 양주시청)가 출전했지만, 나란히 16강에서 패하고 말았다. 일찍 떨어지며 패자전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안창림이나 김잔디 모두 한국 유도 대표팀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역대 최강', '유도 어벤져스'로 불리며 큰 기대를 모았던 유도 대표팀이지만, 첫 3일 내내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양궁에서도 김우진이 32강에서 충격의 탈락을 당하고 말았다. 랭킹 라운드에서 700점을 쏘며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64강도 수월하게 통과했지만, 32강에서 덜미를 잡혔다. 구본찬과 이승윤이 남아 있기에 한국의 개인전 금메달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전 첫 단추가 묘하게 잘못 꿰인 모양새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결과적으로 하늘이 한국에 많은 금메달을 주는 것을 원치 않은 모양새가 됐다. 단순 계산이지만, 만약 한국이 3일 동안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면,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10개도 가능했다.
결과는 정반대에 가까웠다. 현재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씩을 기록중이다. 물론 금메달이 전부는 아니며, 은메달과 동메달도 값지다. 나아가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초반 예상외의 고전은 분명 아쉽다. 남은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