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히어로즈가 이례적으로 선수단 시무식을 생략한 채 2017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넥센은 새해를 맞이해 매년 초 시무식을 꾸준하게 열어왔다. 고척스카이돔으로 이사를 오기 전까지인 지난해 1월에는 목동구장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매해 넥센의 시무식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1군 선수단은 물론 2군 선수단까지 한데 모일 때마다 목동구장 로비는 북적였다. 한겨울 그곳에서 매해 젊은 넥센 선수단의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훈훈한 장면도 많았다. 2015년에는 당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강정호가 시무식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 당시 강정호는 피츠버그와의 계약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넥센 유니폼을 입은 채 시무식에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가 주인공이 됐다.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 지은 가운데, 친정팀 시무식을 찾아 인사한 것이다. 당시 그는 넥센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고 찾아와 선수단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시무식에서는 매해마다 으레 이장석 대표인사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감독, 그리고 주장의 새해 인사 및 각오가 이어졌다. 겉치레 인사가 아니었다. 이들이 말하는 신년사에는 그해 넥센의 방향성이 담겨 있었다. 구체적인 기조 속에 넥센의 미래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런 넥센의 시무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넥센 프런트 관계자들은 3일 첫 출근을 한 뒤 조촐하게 시무식을 가졌다. 하지만 선수단 시무식은 올해엔 열리지 않는다.
최근 삼성과 현대차를 비롯해 SK, LG 등 대기업은 조용하게 정유년 새해를 맞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됐다는 의혹과 함께 특검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몸을 잔뜩 사리는 분위기다.
더욱이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인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는 82억원대 경영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불구속 기소로 구속 사태는 면했지만, 현재로서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31일 장정석 신임 감독 취임식에는 모습을 나타낸 바 있다.
넥센은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리그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영웅 군단'은 2017년 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까. 새해를 조용하게 맞이한 장정석호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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