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심 끝에 김현수(29,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오는 3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출전을 고사하기로 했다. 국가대표팀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정이지만 소속팀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이다.
KBO는 12일 "김현수가 김인식 감독과의 통화에서 WBC 합류에 대해 고사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사실 볼티모어는 지난 11월부터 김현수의 WBC 출전에 대해 꾸준히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매니 마차도, 아담 존스, 조나단 스쿱의 WBC 출전에 대해서 허락했지만 김현수의 출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 12월에도 워싱턴서 열린 윈터미팅에 참석한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김현수의 이번 WBC 출전 여부는 확실치 않다. 앞으로 결정할 것이 많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볼티모어 지역 언론 볼티모어 선도 "김현수는 2016시즌 스프링 캠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루틴을 벗어나면서까지 WBC 대회에 참가할지는 불투명하다"며 김현수를 압박했다.
결국 김현수는 고심 끝에 WBC 대회 출전을 정중히 거절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 WBC',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등 웬만한 국제 대회에 모두 참가했던 김현수로서는 매우 힘든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김현수에게 2017년은 매우 중요한 해다. 김현수는 2016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17년의 중요성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김현수의 데뷔 시즌도 녹록지 않았다. 2016 시즌 개막 전 시범경기서 2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에 구단은 김현수에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했다. 거부권이 있는 김현수는 이를 거부, 개막전을 맞았다. 개막전에서 홈 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수모를 당했지만 서서히 타격감을 올리며 '타격 기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결국 김현수는 2016 시즌 95경기에 나와 타율 0.302, 6홈런 22타점, 출루율 0.381, 장타율 0.420, OPS 0.801로 데뷔 시즌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좌완 상대로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18타수 무안타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때문에 팀에서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약점을 보완해줬으면 하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김현수의 경쟁 상황도 좋지 않다. 볼티모어는 지난 7일 김현수와 정확히 역할이 겹치는 좌타 외야수 세스 스미스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다. 2016 시즌 초반 좌익수 자리를 두고 김현수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우타 외야수 조이 리카드까지 버티고 있다.
김현수는 최근 한 공중파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2017년 소망에 대해 '(연장)장기 계약'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토록 바라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선 스프링 캠프를 통해 좌완 상대의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는 김현수가 과연 스프링 캠프를 통해 좌완 투수의 약점을 극복하고 소망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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