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내분으로 얼룩진 한화 이글스와 조화로운 소통을 보이고 있는 SK 와이번스가 맞붙었다. 결과는 SK의 완승, 한화의 완패였다.
한화 이글스는 14일부터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SK와이번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14일에는 2-6으로 패한 뒤 15일과 16일에는 각각 4-12, 1-10으로 대패했다. 지난 13일 삼성전 패배 후 4연패에 빠진 한화는 5승 9패, 공동 8위에 자리했다.
반면 개막 후 한때 6연패에 빠졌던 SK는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 7승7패로 5할 승률을 처음 밟은 가운데, 순위도 어느덧 공동 5위로 올라섰다.
두 팀의 맞대결은 여러모로 큰 관심을 모았다. 김성근 감독과 외국인 힐만 감독의 맞대결, 그리고 첫 감독 출신 단장의 맞대결로도 주목을 끌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너무 싱거웠다.
지난 시즌 한화는 '비룡 킬러'였다. SK에 11승 5패로 강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작부터 3연패를 당했다. 무엇보다 이렇다 할 힘도 써보지 못하고 여실한 힘 차이만 드러냈다.
한화는 3경기 동안 총 7점을 뽑는데 그쳤다. 반면 SK는 28점을 뽑아냈다. 안타도 SK가 40개, 한화는 25개를 쳤으며, 볼넷은 SK가 8개를 허용한 반면 한화는 18개나 내줬다. 투,타 힘에서 모두 완패한 것이다.

◆ '충돌 후 악화일로' 한화의 불통, 김성근 감독-박종훈 단장
한화는 최근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구단 수뇌부인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미 둘의 갈등은 한화 그룹의 박종훈 단장 선임 때부터 시작됐다. 가장 먼저 김성근 감독과 함께했던 코치들이 잘려나갔다. 대신 박종훈 단장과 가까운 최계훈 전 NC코치가 2군 감독으로 들어섰다.
둘의 불편한 관계는 계속됐다. 일본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박 단장이 주최하는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워크숍이 열렸다. 이 자리에 김 감독은 불참했다. 급기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첫 날에는 두 사람의 감정이 폭발, 고성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 후에도 둘의 다툼은 이어졌다. 지난 2일에는 김 감독이 2군에 있는 4명의 좌완을 휴식일에 대전으로 불러서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 단장은 2군 육성 등은 구단이 전적으로 맡고 있다면서 이를 거절했다. 이미 한화는 김 감독 유임 발표 당시, 박 단장이 구단 운영과 선수 육성을 맡고, 김 감독은 1군 경기 운영에만 집중하는 이원화 체제를 천명한 바 있다.
소통의 부재 속에 과제만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군과 2군 사이의 교류가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전력 약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같은 편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 속에 선수들은 눈치만 보며 야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심지어 최근 야구계에서는 한화 구단의 행보가 사실상 김 감독의 자진 사퇴를 종용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이 모멸과 수모를 받으면서도 버티고 있다는 말까지 들려온다.

◆ '선진 프런트로 가는 길' SK의 하모니, 힐만 감독-염경엽 단장
온갖 내홍으로 점철된 한화와 비교해서 SK는 감독과 단장이 힘을 합쳐 한 방향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김용희 감독이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난 뒤 외국인 사령탑인 힐만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한국야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즌 초반 고전했다.
먼저 SK는 kt와의 개막 3연전 홈 경기에서 모두 패한 뒤 KIA 원정에서도 2패를 당했다. 5연패에 빠지면서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결국 이를 지켜보고 있던 염경엽 단장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직접 나섰다. 성과는 빨랐다. 7일 KIA와 4: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SK가 KIA로부터 외야수 노수광, 윤정우, 포수 이홍구, 이성우를 받는 조건이었다. 대신 SK는 외야수 이명기, 내야수 최정민, 노관현, 포수 김민식을 KIA로 보냈다. SK는 테이블 세터 및 포수진의 보강 그리고 2군 선수들에게 1군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염경엽 단장은 지난해까지 1군 사령탑 생활을 한 감독 출신의 단장이다. 이미 SK는 물론, 나머지 9개 구단의 1군 선수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염 단장은 외국인 감독인 힐만 감독보다도 선수단과의 직접적인 소통 면에서 용이하다. 반면 힐만 감독은 아무래도 염 단장보다는 다른 팀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염 단장이 진단을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실행에 옮겼다. 힐만 감독 역시 구단의 지원을 존중하면서 더욱 힘을 냈다. 이후 SK는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트레이드 발표 당일인 7일에는 3-5로 NC에 패했으나 이후 2연전을 따냈다. 힐만 감독의 첫 승이자 연승이었다.
이어 11일 롯데와의 3연전 첫 경기를 내준 뒤 12일과 13일에는 모두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후 만난 한화를 상대로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5연승을 내달렸다. 같은 시기에 양 팀의 전혀 다른 내부 상황이 승부로 직결된 한화-SK 첫 3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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