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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고의4구 시행, '홈런 세리머니'도 생략 가능할까

자동 고의4구 시행, '홈런 세리머니'도 생략 가능할까

발행 :

김우종 기자
이대호가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 /사진=뉴스1
이대호가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 /사진=뉴스1


스피드업이 대세다. KBO가 올 시즌부터 자동 고의4구를 도입한다. 경기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홈런 세리머니도 사라질까.


KBO는 지난 8일 "규칙위원회 의견을 바탕으로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해 올해부터 자동 고의사구를 바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O도 세계 야구의 추세를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자동 고의 4구는 현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시행 중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지난 시즌부터 도입했다. 일본 프로야구(NPB)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부터 시행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이전처럼 투수가 포수에게 공 4개를 던질 필요가 없이, 감독이 심판에게 고의사구 의사를 전달하면 된다. 그럼 심판이 볼넷으로 인정한다. 나동 고의사구 시 타자에게는 1루 진루권이 허용된다. 이어 '자동 고의사구' 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표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확인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경기 시간 단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력 중이다. 한국도 마찬가지. 정운찬 총재는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에서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을 방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둘은 경기 스피드업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KBO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올 시즌부터 필드 안(內)뿐만 아니라 더그아웃에서도 비디오 판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자가 없을 때 투수는 12초 이내 투구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첫 번째는 경고, 두 번째는 볼 판정 및 벌금 20만 원을 부과한다. 배트 파손 시 빠른 교체를 위해 준비 타석에 2개의 배트를 여분으로 미리 준비하도록 했다.


이렇게 시간을 줄이는데 집중하는 가운데, 나중에는 과연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도는 시간도 사라질까. 사실 고의 4구는 한 경기에 몇 차례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 결정적인 승부처에서만 나온다. 공 4개를 던지는데 그리 오래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길어야 20초 내외다.


하지만 홈런 세리머니는 고의 4구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1루를 밟고 2루를 돈 뒤 3루에서 홈으로 들어와야 한다. 타자와 주자 모두 베이스를 무조건 밟아야 한다.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대략 40초 이상 소요된다. 여기에 고의 4구보다 홈런을 훨씬 빈번하게 나온다. 지난 시즌 홈런이 1547개가 터졌는데, 고의 4구는 185개밖에 없었다.


만약 홈런 세리머니를 생략해 시간을 줄이고자 할 경우, 야구 규칙도 수정해야 한다. 누의 공과로 아웃이 되기 때문이다. 야구 규칙 4.09 득점의 기록에 따르면 2사 만루에서 홈런이 나와도 타자가 1루를 밟지 않으면 상대가 어필할 시 아웃으로 처리된다. 주자도 베이스를 밟지 않고 그냥 지나치면 득점이 안 된다.


이렇게 홈런 세리머니를 생략하면 경기 시간을 또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투수들은 잠시나마 고통(?)의 시간이 줄어들을 수 있다. 하지만 야구의 꽃인 홈런의 매력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는 시간. 더욱이 팬들의 환호를 온몸에 듬뿍 안은 채 홈런 타자가 기쁨을 만끽하며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도 더는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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