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메츠 팀 동료 제이콥 디그롬(33)를 대신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타이후안 워커(29)가 생애 첫 올스타전을 유감 없이 즐겼다.
워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으로 1실점 했다.
6회 등판한 워커는 과거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함께했던 마이크 주니노(탬파베이 레이스)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으나, 그의 입가에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올스타전에서 워커가 한 일은 여느 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만날 기회가 없었던 선수들과 얘기를 나누고 즐길 뿐이었다.
경기 후 워커는 뉴욕 지역 매체 SNY와의 인터뷰에서 "레드카펫도 재밌었고, 피트 알론소가 홈런 더비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마운드에서 우리 가족들이 나를 응원하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는 것조차 재밌었다. 올스타를 등에 업는 것만으로도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5개월 전을 생각한다면 워커의 반응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워커는 시애틀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돼 6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37로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시즌 후 FA 자격을 갖췄고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빠른 계약이 기대됐다.
그러나 좀처럼 다가오는 팀은 없었다. 워커는 평소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길 즐기는 선수였고, 스프링캠프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간절함이 드러났다. 워커는 수시로 다른 FA 투수의 계약 소식을 확인했고, 자신의 훈련 영상을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에 들어서서는 자신을 원하는 팬들과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부분의 팀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2월 20일이 돼서야 워커는 팀을 찾을 수 있었다. 메츠가 2년 2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고 그 선택은 최고의 결과로 돌아왔다. 워커는 올해 16경기에 출전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면서 에이스 디그롬의 뒤를 든든히 지탱하는 상위 선발로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꾸준한 활약은 올스타전 출전으로도 이어졌다. 당초 워커는 준수한 성적에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들이 모두 쟁쟁한 탓에 올스타로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팀 동료 디그롬이 올스타전 출전을 포기했고, 그 자리에 워커를 추천하면서 워커의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이 이뤄졌다.
올스타전은 끝났지만 그에게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워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 나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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