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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같은 대전서 100경기’ 캡틴 박진섭, “절대 안 오려 했었죠”

‘운명 같은 대전서 100경기’ 캡틴 박진섭, “절대 안 오려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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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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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①편에 이어


대전하나시티즌에 캡틴 박진섭은 대체 불가한 존재다. 중원을 지키다가도 팀이 원하면 수비수, 공격수 등 모든 임무를 수행한다. 심지어 골키퍼까지 본 적도 있다.


“안산그리너스 시절 교체 카드를 다 썼는데 골키퍼가 부상을 당했다. 사실 나도 부상을 참고 뛰던 상황이라 골키퍼를 보겠다고 자원했다. 어렸을 때 잠깐 골키퍼를 본 적도 있었다. 그때 바이오가 날 상대로 골을 넣었다. 아직도 그 이야기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누구보다 몸을 아끼지 않고 투혼을 불사른다. 리그 100번째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경합 중 머리에 출혈이 발생했지만 응급 처치 후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헌신과 투혼의 아이콘이다.


“내가 몸을 사리지 않고 뛰게 만드는 단어들이다. 특히 언성 히어로라는 말을 들으면 사랑받는다는 걸 느낀다. 투혼, 헌신, 언성 히어로라는 단어는 나를 더 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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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탄한 입지에도 박진섭이 모든 걸 쏟아붓는 데는 이유가 있다. 힘겨웠던 프로 입문 과정이 그를 안주할 수 없게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박진섭의 프로 첫 팀은 대전이 될 뻔했다. 그러나 막판에 어그러지며 대전을 향한 칼을 갈기도 했다.


“대학생이던 2016년 당시 대전시티즌의 R리그에 두세 번 뛰었다. 훈련도 받으며 계약을 눈앞에 뒀지만, 감독이 바뀌었다. 계약 절차를 밟을 시점에 다른 선수를 데려와야 해서 내가 나가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좌절감을 느꼈다.”


벽을 마주한 박진섭에게 또 다른 대전 연고 팀 대전코레일(현 대전한국철도)이 손을 내밀었다. 테스트를 받았지만 쉽게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보통 1~2주 테스트를 받으면 결과가 나오는데 계속 데리고 있으면서도 말이 없더라. 같이 있던 형들이 먼저 물어보라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계약했다. 정말 힘들게 성인팀에 왔는데 첫 경기부터 믿고 기용해주셔서 뛸 수 있는 모든 경기를 다 뛰었다. 이후 안산을 거쳐 지금의 대전으로 왔다. 말로 하니 쉬운 거 같지만 절대 쉽지 않았다. 너무 소중해서 잃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뛰다 보니 감독님들도 기회를 주셔서 여기까지 온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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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에게 대전은 운명이었다. 프로 첫 팀이 될 뻔했지만 좌절을 맛봤고 또 다른 대전 팀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단계를 밟아나가 자신에게 좌절을 안겼던 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사실 대전이라는 팀에 절대 안 오겠다고 생각했었다. 안산에서 잘해서 오퍼가 와도 대전은 쳐다도 안 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다(웃음). 그러나 기업 구단으로 바뀐 대전이 좋은 인프라와 비전을 갖고 있었기에 다시 볼 수 있었다. 나와 대전 사이에 뭔가 엮어있긴 한가보다. 운명 아닌 운명 같다. 나도 신기하다.”


프로 입문 과정에서 쓴맛을 본 박진섭이지만 그의 가족도 못지않게 마음고생을 했다. 그렇기에 100경기 기념식을 가족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마음고생도 나 못지않았다. 시련을 이겨내는 데 가족의 힘이 컸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해 100경기 기념식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최근 어머니께서 수술을 받으셨는데 다행히 잘돼서 회복 중이시다. 앞으로 더 효도할 테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


100경기를 막 넘어선 박진섭. 그의 프로 커리어를 경기에 비유하면 어떤 상황일까.


“아직 하프 타임 전인 거 같다. 100경기를 달성했기에 스코어는 1-0으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다만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모든 선수라면 국가대표를 꿈꾼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아직 이뤄야 할 과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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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은 지금 자신의 모습처럼 우직하게 걸어 나가며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축구계에 있는 동명이인을 넘겠다는 재밌는 각오도 더했다.


“박진섭이라는 선수를 떠올릴 때 운동장에서 모든 걸 쏟아내고 헌신하는 선수로 기억되게 노력하겠다. 또 대전을 넘어 K리그 팬들 모두 나를 알 수 있게 각인되고 싶다. 한편으론 이전에도 말했었지만, 검색 사이트에서 박진섭 감독님(FC서울)을 제치고 먼저 나오고 싶다. 쉽지 않던데 은퇴하기 전에 이뤄보겠다(웃음).”


끝으로 박진섭을 팬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그는 변함없는 지지에 대해 감사함과 팬들과 함께 웃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항상 한 마음으로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을 땐 우리만큼이나 실망하시는 걸 안다. 우리의 목표는 항상 팬들과 같다. 올 시즌이 끝났을 때 함께 웃고 싶다. 안양전을 계기로 바뀌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 또 코로나19가 심해진 상황에서 항상 건강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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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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