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분도 안 돼 경기 종료라는 황당한 오심을 두 차례나 했던 주인공이 당시 자신의 결정은 신의 뜻이었다고 주장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일(한국시간) 지난달 열린 2021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AFCON) 조별리그 F조 첫 경기 말리와 튀니지 전 주심을 맡았던 재니 시카즈웨(43)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당시 상황은 이러했다. 지난달 13일 카메룬 림베 옴니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AFCON 조별리그 경기에서 말리는 튀니지에 후반 40분까지 1-0으로 앞서 있었다.
경기 중계 화면에는 후반 40분이 막 지나고 있었으나, 시카즈웨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렀다. 이때의 실수는 부심의 정정으로 경기가 재개돼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시카즈웨 주심은 후반 45분을 13초 앞두고 경기 종료 휘슬을 한 차례 더 불어 경기를 끝냈다. 당연하게도 튀니지 측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고 심판진은 경호를 받으며 퇴장해야 했다.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주최 측은 경기 재개를 바랐으나, 튀니지 측의 거부로 그대로 말리의 승리로 끝났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시카즈웨는 모국 잠비아에 도착한 후 "임무를 받고 외국에 갔다가 관과 함께 돌아오는 사람을 봤다. 나도 그 사람들처럼 거의 그럴 뻔했다"고 경기 직후 험악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오심의 배경은 찌는 듯한 더위였다. 당시 경기가 열렸던 카메룬 림베 스타디움은 온도가 30도, 습도가 85%였다. 시카즈웨의 말에 따르면 물을 먹어도 진정이 되지 않고, 통신 장비마저 버리고 싶을 정도로 더운 날씨였다.
시카즈웨는 "우리(경기 관계자)는 스스로 군인이라 믿고 경기장에 나간다"고 말하면서도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은 것이 행운이었다. 의료진도 내 몸이 식지 않는다고 말했다. 혼수상태가 되기까지 아주 조금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고 그대로 끝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은 내게 경기를 (거기서) 끝내라고 말했다. 신이 나를 구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결정이 신의 축복이라 믿었다.
한편 말리는 이때의 승리가 단순히 오심 덕분이 아님을 이후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말리는 2승 1무로 F조 1위를 차지해 두 대회 연속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적도 기니에 패했다.
튀니지는 1승 2패로 F조 3위로 간신히 16강에 진출했으나, 16강에서 나이지리아에 1-0 승리를 거둬 체면치레를 했다. 이후 8강에서 부르키나파소에게 0-1로 패해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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