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에게 우승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른바 '트라우타니' 조합도 해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팀은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13일(한국시간) 미국 ESPN을 인용, "오타니 쇼헤이(28)가 올 시즌을 순조롭게 마친다면 FA 자격을 얻게 되고, 이는 에인절스가 '위닝 팀'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인절스는 13일 현재 29승 33패(승률 0.468)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에 머물러 있다. 5월 중순만 하더라도 지구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에 나섰지만 14연패에 빠지면 급격히 추락했다. 이에 조 매든 감독이 시즌 도중 해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특히 오타니와 마이크 트라웃(31), 두 천재의 조합이 이뤄졌음에도 나타난 결과이기에 충격은 더욱 크다. 두 선수는 2018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처음 만나게 됐다. 주로 테이블세터로 나선 두 선수는 리그 최고의 파괴력을 지닌 듀오로 정평이 났다.
첫 시즌부터 61홈런을 합작한 '트라우타니'는 이듬해에도 63홈런을 함께 터트리며 대포 생산을 이어갔다. 지난해 트라웃이 부상으로 인해 39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잠시 해체됐던 두 선수의 조합은 올해 다시 돌아왔다. 2019년 아메리칸리그 MVP 트라웃과 2021년 MVP 오타니는 에인절스의 희망이 됐다.
그러나 2018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에인절스는 4년 연속 지구 4위에 머물렀다. 이 기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적도 없었다. 그나마 데뷔 후 2014년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트라웃과는 달리 오타니는 아예 가을야구의 향기조차 맡지 못했다. 그야말로 두 선수의 황금기를 낭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오타니는 FA 자격을 얻게 된다. 매체는 "에인절스가 2023년 이후로도 오타니를 잡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하며 오타니 본인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팬들이나 구단을 좋아하지만,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선수라면 그런 쪽이 옳지 않나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강팀으로 이적하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현재 섣불리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에인절스는 트라웃에게 12년 4억 3000만 달러(약 5538억 원), 앤서니 렌던에게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155억 원)의 계약을 안겨준 상황이다. 여기에 총액 3억 달러 이상의 대박 계약이 유력한 오타니까지 잡는다면 사치세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매체는 "에인절스는 사치체 상한선을 넘기지 않고 싶어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대로라면 트라웃-오타니 조합도 5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두 선수의 시간도 흘러가고 있다. 트라웃은 연패 기간 7경기 연속 무안타라는 최악의 부진 속에 3할 타율이 붕괴됐다. 오타니는 13홈런과 OPS 0.810으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성적(46홈런, OPS 0.965)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야구 기록 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13일 기준 에인절스의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7.9%, 우승 확률은 0.3%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이대로 반전이 없는 한 트라웃과 오타니의 2022시즌도 소득 없이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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