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29)가 때아닌 교체설에 휘말렸다. 6월 말 고형욱(51) 키움 단장의 출국과 맞물려 최근 부진이 부각된 것. 하지만 구단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키움 관계자는 15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애플러 교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고형욱 단장의 출국은 그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내년을 대비해 외국인 선수 상황을 직접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6월 현재 KBO리그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들을 중간 점검하고, 빠른 팀은 일찌감치 교체에 나섰다. 키움은 5월 중순 넘어 투·타 외국인 선수들이 살아나면서 성적도 좋아 예외일 듯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러의 부진과 1위를 바짝 추격하는 팀 상승세가 교체설에 불을 지폈다.
애플러는 지난달 27일 사직 롯데전 9이닝 완봉승 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으로 좋지 않았다. 2일 고척 삼성전에서는 피홈런 2방에 5이닝 4실점, 9일 고척 KT전에서는 장성우의 만루홈런에 5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 때문에 2.72로 낮았던 평균자책점도 3.62로 치솟았다.
하지만 키움은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40만 달러(약 5억 원)에 영입된 애플러는 야구계에서 한때 퇴출 후보 1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4월 한 달간 평균 5이닝을 간신히 소화하는 모습에 "의외로 나쁘지 않다"는 평도 있었으나, 딱 거기까지였다. 5월부터는 평가를 뒤집기 시작했다. 롯데전 완봉승을 포함해 5경기 중 3경기를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끝냈고 5월 한 달 성적은 평균자책점 1.91이었다. 기대 이상의 활약에 키움도 탄력을 받고 2위까지 올라섰다.
키움 관계자는 "최근 한 두 경기 부진했을 뿐이다. 몸값을 고려한다면 잘해주고 있다. 팀 내부에서는 지금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면서 "또 현재 외국인 투수 시장이 좋지 않다. 교체할 자원도 많지 않아 새로 들어올 외인이 더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주는데 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저런 저평가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애플러가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처럼 많은 삼진을 잡아내지 못하는(9이닝당 삼진 수 4.91개) 선수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뜬공 대비 땅볼 1.70, 리그 전체 8위) 투수는 최종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이닝 이터로서 면모도 다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올 시즌 키움은 강력한 필승조 덕분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불펜은 각별히 관리한다 해도 한계가 있기에 선발 투수들이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현재로선 그런 키움 선발은 에릭 요키시(33)와 안우진(23)뿐이다.
애플러는 경기당 5.81이닝으로 리그 19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듯하지만, 퀄리티 스타트는 4경기로 적다. 더욱이 키움은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어 여름철 우천 취소로 인한 불펜 휴식도 기대하기 어려운 구단이다. 그런 만큼 애플러를 비롯한 키움 선발진은 많은 이닝 소화로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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