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고생한 동료들을 보니 울컥했다."
17년 만에 울산 현대의 K리그1 우승을 이끈 '캡틴' 이청용(34)이 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이청용은 19일 울산클럽하우스에 진행된 '울산현대축구단 2022 K리그1 우승' 기자회견을 통해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감정을 최대한 숨기고 싶었는데 함께 고생한 팀 동료들과 스태프들이 방방 뛰는 모습을 보니 울컥했다. 너무 기뻤다"고 떠올렸다. 이날 이청용은 가족 병간호를 이유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화상 인터뷰를 통해 우승 소감을 밝혔다. 기자회견은 구단 방송을 통해서도 공유됐다.
울산은 리그 최종전을 앞둔 시점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1966년과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이뤄낸 통산 3번째 우승이었다. 이청용은 "아직 우승이 실감나지 않는다. 17년 만에 우승했고, 1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우승을 확정지어 기쁘게 생각한다. 울산에서 우승을 원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고, 우승을 만들어낸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마음의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또 이청용은 "지금까지 해왔던 고생들에 보람을 느껴 더 만족한다. 선수들은 무슨 혜택이 있어 경기를 준비했던 것이 아니다. 울산 팬분들이 우승을 원하셨고,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선수들을 응원해주셨던 팬분들께 우승을 선사해서 충분히 기쁘고 행복하다"고 팬들에게도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올 시즌 이청용은 팀 주장으로서 울산을 이끌고 팀을 지탱했다. 그는 "주장으로서 굉장히 여러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한 시즌을 잘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훌륭하고 경험 많은, 또 제 역할을 대신 해줄 수 있는 고참 선수들이 많았다. 저 또한 많이 배우고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그는 "경기 전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믿으면서 풀어가자고 해도 경기장 안에서 가끔씩 쓴소리, 듣기 싫은 소리를 할 때가 있었다. 이를 좋게 받아주고 생각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주장으로서 부족한데 팀 선수들과 잘 지내오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이청용이 울산 유니폼을 입은 건 2020년. 3시즌 만에 우승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냈다. 우승을 하면서 울산으로 왔다는 것에 '옳았다'는 확신이 들었느냐는 질문을 받은 이청용은 "우승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아니라 2년 전 해외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서도 하루하루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울산 생활에 굉장히 행복하고 좋은 감독님, 코치님, 마음이 잘 맞는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기하고 승리하는 것이 즐겁다. 우승이 중요하지만 그게 아니었다고 해도 한국에 들어와서 선수들과 같이 생활하는 게 좋은 선택이라고 매일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청용은 올 시즌 MVP 후보에도 들었다. 공격포인트는 2골 2도움에 불과하지만, 베테랑·주장으로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청용은 "MVP에 거론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불편한 것도 있다. MVP는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제가 후보에 올라 팀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MVP 욕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우승 트로피도 못 만져봤다. 트로피를 드는 설레는 마음으로 마지막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경험하면서 많은 것들을 감독님께 배우고 코치님들께 배우고, 선수들을 보고 배우며 생활했다. 늦은 나이에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한 해였다. 이 우승이 저에게 마지막이 될지, 몇 번의 기회가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년은 벌써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확실한 것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를 계기로 많은 트로피를 드는 팀으로 거듭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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