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졌던 '쿠바산 미사일' 아롤디스 채프먼(34·뉴욕 양키스)이 몰락을 거듭하고 있다. 내년 시즌 거취도 불분명하다.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4일(한국시간)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선수들을 언급하며 채프먼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한 3년 4800만 달러(약 680억 원) 계약이 끝난다.
올 시즌 채프먼은 43경기에 등판, 4승 4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다. 그가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가 처음이었다. 결국 그는 마무리투수 보직도 박탈당했다.
여기에 실력 외적인 부분에서도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8월 말에는 몸에 문신을 새기다가 세균에 감염돼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어 클리블랜드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NLDS)를 앞두고 팀을 무단이탈하는 사고를 저지르며 평판이 깎였다.
매체는 채프먼의 2022시즌을 소개하며 "완벽한 재앙이었다"는 설명을 달았다. 이어 "여전히 평균 시속 97.5마일(약 156.9km)의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지만, 삼진 비율은 현저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 15.5개를 기록했던 그는 올해 10.7개까지 추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채프먼의 이런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쿠바에서 망명한 후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한때 최고 시속 106마일(약 170.6km)의 위력적인 직구를 뽐냈다. 이는 빅리그 역대 최고 구속 기록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2012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았다.
마무리 첫 시즌 38세이브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채프먼은 8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2.10에 불과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2017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당시 구원투수 최고 계약인 5년 8600만 달러(약 1219억 원)에 사인했다.
지난해에도 평균자책점은 3.36으로 올라갔지만 30세이브를 기록한 채프먼. 그러나 올해는 부상과 부진, 사건사고로 인해 얼룩진 시즌을 보내고 말았다.
그러나 매체는 여전히 희망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매체는 "비록 올 시즌 부진했지만 채프먼은 여전히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다"며 "올 시즌 전까지 정상급 불펜투수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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