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드 한 방에 무려 선수 10명의 거취가 바뀌었다. 골드글러브(GG) 포수 션 머피(28·애틀랜타)가 만들어낸 '나비 효과'다.
애틀랜타와 밀워키, 오클랜드 구단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삼각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애틀랜타는 오클랜드로부터 머피 1명을 받고 밀워키에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25)와 우완 저스틴 예거(24), 오클랜드에 좌완 카일 뮬러(25)와 우완 프레디 타녹(24), 로이버 살리나스(21), 포수 매니 피냐(35) 등 총 6명을 내줬다.
밀워키는 외야수 에스테우리 루이즈(23) 1명을 오클랜드에 넘기는 대신 애틀랜타로부터 콘트레라스, 예거, 오클랜드에선 우완 조엘 파얌스(28) 등 총 3명을 얻었다.
오클랜드는 머피, 파얌스 2명을 내주고 애틀랜타로부터 4명, 밀워키로부터 1명을 받았다. 또한 로스터 자리 마련을 위해 내야수 비마엘 마친(29)을 지명할당 처리했다. 마친까지 포함하면 결국 10명의 거취에 이동이 생긴 셈이다.
핵심은 애틀랜타가 왜 6명의 유망주를 포기하면서까지 통산 타율 0.236에 불과한 머피를 얻으려 했는지다. 특히 내보낸 선수들 중에는 올해 20홈런을 때려내며 올스타에도 선정된 포수 유망주 콘트레라스도 있었다. 20홈런을 치는 나이 어린 포수가 있는데도 굳이 머피를 데려와 안방에 앉힌 이유는 수비 때문이다.
머피는 유망주 시절부터 완성된 수비력을 자랑했다. 본격적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나선 2020년에는 안정적인 수비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4위에 올랐고, 그 후 3년간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디펜시브 런세이브(DRS)를 기록했다. 프레이밍 수치 역시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 기준 19.5로 리그 톱3이었다. 지난해는 처음으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낮은 타율에도 통산 46홈런 147타점 OPS 0.755, wRC+ 116으로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생산성을 보유했다. 그 덕에 최근 3년간 머피는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로 불리는 J.T.리얼무토(필라델피아) 다음으로 높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을 쌓았다.
20홈런 포수 하나쯤 빠져도 그 구멍을 메워줄 수 있는 든든한 타선도 과감한 트레이드 이유 중 하나다. 올해 101승을 한 애틀랜타에는 30홈런 2명(맷 올슨, 오스틴 라일리), 20홈런 3명(댄스비 스완슨, 마르셀 오즈나, 콘트레라스), 15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3명(트래비스 다노, 마이클 해리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존재했다.
반면 올해 안방을 맡았던 다노와 콘트레라스의 수비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공격력에서 손해를 약간 감수하고 수비를 최상급으로 업그레이드해 투수진 강화를 노린 셈이다.
다른 두 팀은 노리는 바가 명확하다. 밀워키는 뛰어난 선구안을 지닌 최고 유망주 루이즈를 포기했지만,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으로 검증된 자원(콘트레라스)을 얻었다.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투수 두 명(예거, 파얌스)은 덤이다.
오히려 2명을 내보내고 5명을 얻은 오클랜드가 손해를 봤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수 겸장의 리그 톱2 포수(머피)를 내준 대가가 위험 부담이 높은 유망주 꾸러미인 탓이다. 대표적으로 루이즈는 올해 빅리그에서 17경기 동안 홈런 없이 타율 0.171, OPS 0.452를 기록했다. 뮬러는 지난해 데뷔해 통산 12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5.14, 49이닝 28볼넷 49탈삼진으로 평범했다. 핵심으로 여겨지는 루이즈와 뮬러조차 각각 장타력과 제구에서 아쉬움을 보이고 있어 트레이드의 성패는 향후 육성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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