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제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팀에는 늘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보직을 가리지 않고 정말이지 올해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키움 투수 김선기(32)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인터뷰 내내 진솔함이 느껴졌다.
올 시즌 출발은 불펜에서 하게 될 예정이다. 김선기는 "보직은 정말이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마운드 밖에서는 선후배 사이 가교 역할도 잘해서 좋은 팀 분위기를 올해는 더 좋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광고 출신인 김선기는 2009년 메이저리그 시애틀 구단과 계약하며 미국에 진출했다. 2010년 마이너리그 루키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첫 시즌 6승 2패 평균자책점 4.90의 기록을 남겼다. 성적도 좋았지만 최고 시속 94마일(약 151㎞)을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가 더 돋보였다.
당시 시애틀은 그의 입단 동기인 최지만(32·피츠버그)보다 김선기를 더 우선시할 정도로 프로에서 첫 단추를 잘 뀄다. 2012년에는 상위리그인 싱글 A에서도 시즌 6승 4패 평균자책점 4.02의 호투를 펼쳤다. 그러자 시애틀은 그해 김선기를 마이너리그 최고의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는 애리조나 가을리그(AFL)에도 보내 경험을 쌓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김선기는 2014시즌을 끝으로 마이너리그 5시즌 통산 21승 19패 평균자책점 5.03의 성적을 남긴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김선기는 2018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8번)에서 키움의 지명을 받아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명 순위가 말해주듯 미국에서의 경험과 150㎞의 속구를 뿌릴 수 있는 그의 능력은 선발투수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모국에서의 선수 생활도 잘 풀리지 않았다. 제구력을 갖추고 공을 잘 던질 만하면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어깨 근육 부상은 거의 1년 가까이 재활에만 전념하게 할 정도로 김선기를 괴롭혔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5년간 100경기 9승 5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5.37. 지난해에는 26경기(36⅔이닝)에 나서 3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15를 기록했다.
김선기는 "이제 아픈 곳도 없다. 아프지 않으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그래서 올해는 믿고 기다려준 구단의 배려와 은혜에 정말이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팀 생활에 어려운 점은 없냐고 묻자 김선기는 "키움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정말이지 행운이다. 우리 팀 분위기는 정말 좋다. 선수들 간의 연대의식이나 분위기도 좋고, 프런트의 지원도 정말 뛰어나다. 정말이지 나만 잘하면 된다. 그 일만 남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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