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르겐 클린스만(59) 신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랫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아시안컵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까.
클린스만 신임 감독이 9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공식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랜 지도자 경력 단절에 수수께끼에 쌓여있던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철학도 드러났다. 공격축구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내가 공격수 출신이기 때문에 공격을 선호한다. 1-0으로 승리하는 것보다 4-3 승리를 원한다"고 선언했다.
이전 감독 커리어와 비교했을 때 큰 틀에서의 차이는 없어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과 미국 대표팀 등 앞서 두 차례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는데, 당시 공격적인 전술 중심으로 팀을 운영했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비슷한 색깔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표 공격축구는 국가대항전에서 상상이상의 파괴력을 발휘했다. 자신의 첫 감독 커리어였던 독일 대표팀에서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 3위로 이끌었다. 화끈한 공격력이 돋보였다. 당시 독일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려 8골을 몰아쳤고, 16강 스웨덴을 만나서도 2-0 승리를 거뒀다. 8강에서 아르헨티나까지 꺾었다. 4강에서 대회 우승 팀 이탈리아에 0-2로 패했지만, 3-4위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3-1로 이겼다.
성적도 좋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팀을 빠르게 변화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호평을 얻었다. 당시 독일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준우승을 이뤄낸 업적에도 세대교체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녹슨 전차'라는 별명이 있었다. 팀 약점을 빠르게 파악한 클린스만 감독은 필립 람, 루카스 포돌스키 등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고, 독일이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스리백 대신 포백을 사용하는 등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여러 우려 섞인 시선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며 여론을 180도 바꿨다. 클린스만 감독이 기반을 다져놓을 것은 후임 요아힘 뢰브 감독이 이어받았고, 상승세를 이어간 독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독일 대표팀 감독 시절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과 끝없이 소통하며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유명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와서도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선수들을 잘 알게 될 것이고,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정할 것이다. 동기부여와 격려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11년부터 2016년 동안 지도했던 미국 대표팀에서도 독일 대표팀 시절 축구철학과 공격적인 전술을 그대로 접목시켜 굵직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2013년 골드컵 우승에 이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도 이뤄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미국은 독일, 포르투갈, 가나와 함께 죽음의 조에 묶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6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두 골씩 집어넣는 등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이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의 1차 미션은 '아시안컵'이다. 한국이 아시안컵 정상에 오른 것은 까마득한 옛날 일이다.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까지 63년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준우승만 4차례 기록했다.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숙원을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국가대항전에서 언제나 성공을 거뒀던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도 아시안컵 우승을 안겨줄 수 있을까.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축구에선 트로피와 우승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목표는 10개월 정도 남은 아시안컵 우승이다. 또 중장기적인 목표로 월드컵 4강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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