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업이 안 되죠 애들이?"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은 의문을 나타냈다. 늘 평정심을 유지하려 하지만 선수들이 극적인 상황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보여주면 이 감독은 평소와 달리 감정을 숨기지 못하곤 한다. 그렇기에 이 감독은 오히려 덤덤한 선수들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이승엽 감독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창단 후 최다연승에 도전하는 심정을 묻자 "별 느낌이 없다. 페넌트레이스 한 경기 라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오늘 한 경기를 위해서 모든 걸 걸 수는 없으니까 순리대로 준비한 대로 똑같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7월 들어 10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이날 롯데를 꺾으면 1982년 팀 창단 후 첫 11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게 된다.

이날 승리하면 종전 KBO리그 1년 차 감독 최다 연승 기록의 보유자인 제리 로이스터(당시 롯데·2008년) 감독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본래의 성격대로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한 이 감독이지만 최근 들어 감정 표현이 많아졌다. 특히 승부처에서 흐름을 뒤집는 선수들의 활약이 나올 때면 리액션이 커진다. 이 감독은 "저도 이 포카페이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이들 말씀을 많이 하신다"면서도 "현역 때는 그게 잘 됐던 것 같은데 우리 선수들이 안타 치고 좋은 장면에서 딱 생각한 대로 해주면 제가 더 기뻤던 것 같다. 사실 기쁜 걸 억지로 참을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반대다. 좀처럼 들뜨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2년 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해 본 팀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 같다"며 "사실 마지막에 웃는 게 승리자이기 때문에 지금은 끝까지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들뜨거나 이런 건 없지 않을까. 프로선수로서 당연히 평정심을 가져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0연승을 달린 두산은 단숨에 선두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1위 LG 트윈스와는 5.5경기, 2위 SSG 랜더스와는 4경기 차이로 격차를 좁혔다.
분위기가 워낙 좋다. 이 감독은 "부상이 가장 걱정이다. 투수들이 아직 잘 지금 잘해주고 있다"며 "큰 부상 없이 잘 가고 있지만 여름이 되고 체력이 떨어지면 구위도 떨어질 수 있다. 무리를 했을 때 부상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은 시즌을 8월, 9월에 선수들이 견디는 걸 보고 시즌이 끝나고 판단해야 한다"며 "그래도 조금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제일 걱정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투수들을 어떻게 관리해서 좋은 멤버들도 끝까지 빠지지 않고 갈까가 매일매일 고민이고 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발진의 고른 활약 속에 7월 팀 평균자책점(ERA)도 가장 뛰어난 두산이다. 이날은 브랜든 와델이 선발로 나선다. 이어 곽빈-최원준이 차례로 등판하고 그 후로는 라울 알칸타라-김동주가 대기하고 있어 더욱 기대감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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