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는다. 공교롭게도 메이저리그(ML)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팔꿈치 수술을 집도한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하루 만에 안우진의 수술도 맡게 됐다.
키움 관계자는 2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안우진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켈란-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다"고 전했다.
앞서 안우진은 지난달 3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선발 등판 후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치료 전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대 손상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와 곧바로 MRI와 CT촬영 등 정밀검진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내측 측부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키움과 안우진으로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안우진은 지난해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올 시즌 역시 24경기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 150⅔이닝 164탈삼진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토미존 서저리 판정을 받으면서 최소 1년 이상의 공백이 불가피해 키움의 2024시즌 전략도 차질이 생겼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수술 공백기에 병역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창 때 수술 공백이 아쉽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야구계 시선도 있다. 안우진은 2018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후 곧바로 1군에 데뷔해 쉬지 않고 6시즌 동안 620이닝을 던져왔기 때문. 충분히 재활하면서 병역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돌아온 뒤로는 걸림돌이 없어진다. 여기에 토미 존 서저리를 받은 투수들은 상당수 구속이 오른 사례가 있어 이미 시속 160㎞를 던질 줄 아는 안우진은 더욱 기대를 받고 있다.


안우진의 수술을 집도할 엘라트라체 박사는 스포츠계에서 '슈퍼 닥터(Super Doctor)'로 불리는 재활의학 관련 권위자다. 1974년 세계 최초로 토미 존 서저리를 실행한 프랭크 조브 박사의 후계자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병원이 있어 서부 지역 스포츠팀들의 의료 자문을 맡고 있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도 2015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과 지난해 토미 존 서저리를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받았고 이날(20일)에는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류현진뿐 아니라 올 시즌 종료 후 FA를 앞둔 오타니도 그에게 선뜻 자신의 팔꿈치를 맡겨다는 점에서 신뢰도는 더욱 높아진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투수로서 1⅓이닝 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당한 뒤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안우진과 세부 부위는 다를지 모르나, 크게는 같은 부상으로 오타니의 에이전트사 CAA 스포츠의 네즈 발레로에 의해 토미 존 서저리가 아닌 다른 수술 가능성도 언급됐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오타니 수술 집도 후 "오타니와 상의한 끝에 현재 문제를 해결하고 인대를 강화하면서 팔꿈치의 수명을 늘리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며 "오타니는 2024년 개막전에 아무 문제 없이 타석에 설 수 있다. 2025년에는 타격과 투구 모두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타니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것이 잘 이뤄졌다. 경기장에서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해 너무 아쉽지만 끝까지 응원하겠다. 최선을 다해 야구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LA 에인절스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안우진도 오타니처럼 2025년을 정조준하게 됐다. 안우진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 전 "시즌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쉽고, 팬분들께 죄송하다. 개인적인 성적을 떠나 팀이 어려운 시기에 빠지게 돼 감독님과 코치님, 동료 선수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수술 잘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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