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19세 골키퍼' 홍성민이 포항 스틸러스 주전 골문을 지킨다.
포항은 19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에서 전북현대와 홈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 전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이호재, 조르지 투톱에, 홍윤상, 김동진, 기성용, 강민준이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은 어정원, 전민광, 이동희, 신광훈, 골키퍼는 홍성민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기성용. K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은 지난 3일 FC서울을 떠나 포항으로 이적했다. A매치 휴식기를 거친 뒤 박태하 포항 감독은 곧바로 기성용을 선발 명단에 올렸다. 이날 포항은 1만5000여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리며 매진을 달성, 첫 경기부터 기성용 효과를 누렸다.
경기 전 박태하 감독은 "보시다시피 포항 팬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다. 기대가 높은 만큼 경기력도 좋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면서 "A매치 기간에 기성용이 합류했는데, 합류한 시점이 정말 중요했다. 2주 동안 지켜보면서 '기성용 효과'가 있었다. 팀 분위기가 밝아졌고, 선수들도 뭔가 배우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다. 기성용도 선수들에게 굉장히 빨리 다가가려고 했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만족했다.
직전 서울전에서 또 다른 베테랑 오베르단이 퇴장을 당해 이번 전북전에서 결장한다. 하지만 박태하 감독은 "굉장히 아쉽다. 서울전에서 퇴장당해 이번 경기에 나서지 못하지만, 기성용이합류해 이를 메워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기성용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잘 해낼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사실 박태하 감독이 기성용 선발보다 더 고민을 많이 했던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주전 골키퍼 황인재의 경기력이 썩 좋지 않으면서 박태하 감독은 '19세 유망주' 홍성민을 대신 선발로 내세웠다. 포항 유스 출신 홍성민의 프로 데뷔전, 하지만 어린 선수의 첫 상대가 선두 전북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야말로 박태하 감독의 파격 결정이었다.
박태하 감독은 "기성용보다 더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황인재의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지만, 근래 들어서 실수를 하고 있다. 골키퍼를 교체한 가장 큰 배경은 홍성민을 쭉 지켜보니 굉장히 좋은 자질을 갖췄다고 느꼈다. 대범하고 볼을 잡았을 때 넘겨주는 첫 패스도 효율적이다. 굉장한 모험이긴 하지만, 언제간 봐야겠다고 지속적으로 생각했다. 또 전북이라는 강한 팀, 기성용이 합류해 굉장히 관심이 높아진 경기에서 선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큰 경기에서 보여준다면 팀에 도움이 되고, 선수 본인도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이어 박태하 감독은 "(경기 전 홍성민에게) 일단 첫 경기니깐 안전이 먼저고, 안전하게 플레이하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했다. 밖에서 얘기 안할 테니 마음대로 해보라고 했다"고 다시 한 번 신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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