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에서 펼쳐지고 있는 2025 여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등 4강 진출 팀이 모두 확정된 20일 기준으로 이번 대회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2만 504명이다. 이는 여자 유로 대회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2025 여자 유로 대회는 이미 조별리그 24경기에서 평균 관중 1만 9232명으로 지난 2022년 대회 조별 리그 기록(1만 4916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번 대회의 최대 흥행 요인으로는 단연 득점 수 증가가 꼽힌다. 8강전까지 대회 평균 득점은 3.57골로 2022년 대회의 3.06골에 비해 상승했다. 2017년 대회(2.19골)와 비교하면 무려 63%나 늘어났다.
또 다른 이유로는 여자 선수들이 다양한 위치에서 골을 만들어내는 피니싱 능력이 향상됐다는 점이 거론된다. 이번 대회에는 기대 득점(XG·특정 위치와 상황에서 골을 넣기 위해 슈팅했을 때 득점할 확률 또는 그 총합) 수치보다 많은 필드 골이 기록됐다.

20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2022년 대회에서 터져 나온 실제 필드 골은 87개였지만 기대 득점 총합은 98.4개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8강전까지 기대 득점 총합이 84.4였던데 비해 92개의 필드 골이 기록됐다. 이 같은 수치는 비교적 득점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필드 골이 많이 나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연스레 이를 통해 팬들이 경기를 보는 재미가 배가됐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점유율 축구'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축구 랭킹 10위 안에 드는 팀 들간의 맞대결이 총 17경기 펼쳐졌다. 이 가운데 11경기는 모두 점유율 수치가 상대 팀보다 낮은 팀이 승리했다. 이는 그만큼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경기가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특히 프랑스는 독일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지만, 앞선 조별리그 경기에서 점유율 축구가 아닌 역습 축구를 구사하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전체 슈팅 수 가운데 10%를 빠른 역습에 이어지는 1대1 드리블을 통해 만들어냈다.

2025 여자 유로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볼 컨트롤 실수도 많이 줄어 들었다. 정교하지 못한 볼 터치와 펌블 등으로 발생하는 볼 컨트롤 실수는 지금까지 여자축구 경기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었다. 이번 대회에서 발생한 볼 컨트롤 실수는 경기 당 평균 35.2회로 지난 대회(38.1회)에 비해 낮아졌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은 패스와 드리블로 상대의 '압박 축구'를 무력화시키는 경우가 자주 나타났다. 이 결과 하이 턴오버 숫자가 크게 줄어 들었다. 지난 2022년 대회에선 708회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8강전까지 495개만 기록됐다. 하이 턴오버는 상대 팀 골대부터 40m 이내 지역에서 압박으로 공격권을 따낸 수치를 의미한다.
이번 대회에서 패스를 통해 상대 팀의 순간적인 압박으로부터 가장 잘 벗어난 팀은 스페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패스 성공 횟수(1898개)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2025 여자 유로 대회는 상금 규모도 커졌다. 총상금은 약 663억 원으로 지난 대회(약 259억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물론 아직 여자 유로 대회의 총상금 규모는 남자 유로 대회의 약 8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그 격차는 조금씩 줄어 들고 있다. 2024년 열린 남자 유로 대회의 총상금은 2020년 대회와 같은 5354억 원이었다.
지난 2023년 평균 관중 3만 911명을 기록했던 FIFA 여자 월드컵의 흥행 돌풍에 이어 평균 관중 2만 명을 돌파한 2025 여자 유로 대회의 인기는 이제 여자 축구가 명실상부한 메이저 스포츠로 우뚝 성장했다는 확실한 증거다.
기록적인 관중 동원을 이어가고 있는 이번 대회의 4강전은 22일(잉글랜드-이탈리아)과 23일(독일-스페인)에 열린다. 두 경기의 승자가 맞붙는 결승전은 27일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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