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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작다고 김상수 선배님이 칭찬해줬어요" 남아공 태생 신인 수줍 고백, 왜 롤모델 따라 걸어온 내야수 길 포기했나

"얼굴 작다고 김상수 선배님이 칭찬해줬어요" 남아공 태생 신인 수줍 고백, 왜 롤모델 따라 걸어온 내야수 길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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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KT 윤상인이 20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윤상인이 20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윤상인이 2025년 KBO 퓨처스리그 6월 이달의 신인상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윤상인이 2025년 KBO 퓨처스리그 6월 이달의 신인상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롤모델 김상수(35)가 지나가는 모습에 차마 말을 걸지 못하고 바라만 본 청년이 있다. 그러면서 "저번에 (김)상수 선배님이 익산(KT 퓨처스팀 연고지)에 잠깐 들르셨는데, 저보고 얼굴 작다고 칭찬해 주셨어요"라고 수줍게 고백한 그의 이름은 윤상인(21·이상 KT 위즈)이다.


윤상인은 태생부터 남달랐다.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나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에 일본 태생으로 실려, 정정 해프닝을 겪었던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처럼 윤상인 역시 미국에 간다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케이프타운 출신으로 실릴지도 모른다.


20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윤상인은 "태어난 건 남아공이지만, 한국 국적이다. 부모님이 결혼하시고 남아공으로 가셨을 때 내가 이미 어머니 배 속에 있었다고 한다. 그걸 두 분도 몰랐다가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났고 그 후 아버지 사업으로 인해 7년을 남아공에서 자랐다. 그 뒤로는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와 야구를 접했고 선수의 길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KBO리그 최강팀은 삼성 라이온즈였다. 당시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향했고, 2011년부터 2014년은 전무후무한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해냈다. 김상수는 삼성 왕조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 중이었고 자연스레 초등학생 윤상인의 롤모델이 됐다.


윤상인은 "어릴 때는 아무래도 야구를 잘하는 팀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이 그런 팀이었고 그중에서도 김상수 선배님을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아직 선배님께 좋아했다고 말을 드리지 못했다"고 배시시 웃어 보였다.


KT 신인 윤상인. /사진=KT 위즈 제공
KT 신인 윤상인. /사진=KT 위즈 제공

김상수를 따라 내야수의 길을 걸었던 윤상인은 서울도곡초-언북중-신일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강한 어깨가 강점이었지만, 고교 통산 39경기 타율 0.252(111타수 28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747로 아쉬운 타격이 이유였다.


결국 내야수로서 길을 포기하고 동원과학기술대로 진학해 투수로 전향했다. 고교 때도 공식경기 4경기 평균자책점 2.45, 10⅔이닝 10탈삼진을 비롯해 연습경기에서 투수로 종종 나섰기에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대학 무대에서도 12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7.77, 22이닝 30탈삼진으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윤상인은 "내가 고등학교 때 시속 140㎞ 이상 공을 던지는 투수가 100명이 넘었다는 말이 많았다. 실제로 공이 다들 빠르다 보니 치는 데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차라리 140㎞를 치는 것보다 140㎞ 이상의 공을 던지는 쪽이 낫겠다 싶었다"며 "대학에서도 투수로 진학했는데 막상 또 해보니 잘 안돼서 야수도 다시 해봤지만, 정말 아니었다. 오히려 마운드에서 나 스스로 더 밝아진 모습을 발견해서 투수로 확정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윤상인은 구속은 아직 시속 140㎞ 초반으로 빠르지 않지만, 독특한 투심 패스트볼 무브먼트와 적극적인 몸쪽 승부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타자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몸쪽 투구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몸쪽 승부가 가능한지를 스카우트 기준에 넣는 구단도 있을 정도.


이 점을 높게 본 KT는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 전체 79번에 윤상인을 지명했다. 올해가 프로 첫 시즌인 윤상인은 퓨처스 10경기에 나와 빠르지 않은 공에도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82, 24⅔이닝 4볼넷 17탈삼진을 기록했고, 얼마 전에는 투수 부문 6월 퓨처스 루키상을 받기도 했다.


KT 윤상인이 팀 선배 류현인(상무)과 함께 6월 KBO 퓨처스 루키상을 받았다. /사진=KBO 제공
KT 윤상인이 팀 선배 류현인(상무)과 함께 6월 KBO 퓨처스 루키상을 받았다. /사진=KBO 제공
KT 윤상인(오른쪽)이 2025년 KBO 퓨처스리그 6월 이달의 신인상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윤상인(오른쪽)이 2025년 KBO 퓨처스리그 6월 이달의 신인상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구단은 "주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을 보더 라인 하단에 던질 수 있을 만큼 투구 로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안다. 잘 잡힌 밸런스와 함께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 훈련을 통해 신체 기능이 향상된다면 구속과 구위 모두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윤상인 역시 "난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투수라 유리한 볼 카운트를 빨리 선점한다. 또 데이터 팀이 말씀해 주시길, 내 투심 패스트볼이 소형준 형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무브먼트를 갖고 있어서 범타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또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러브를 던지는데 난 몸쪽을 무조건 던져야 하는 투수다. 그래서 난 타자 몸쪽으로 던지는 데 두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주 무기 투심 패스트볼과 연마 중인 체인지업의 달인들이 마침 KT에 고영표, 소형준, 주권 등 한가득이다. 그래서 7월 14일부터 20일까지 1군과 동행한 빅또리 투어는 윤상인에게 큰 기회였다. 윤상인은 "빅또리 투어를 다녀온 동기들이 1군 야구장은 팬들의 함성도 커서 빨리 1군에 가고 싶어진다고 했었다. 솔직히 크게 안 와닿았는데 나도 막상 경험해 보니 달랐다. 나도 하루빨리 1군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처음에는 선배님들이 많아 두려웠는데, 정말 편하게 해주셨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KT 윤상인이 20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윤상인이 20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이어 "주권 선배님께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많이 물어보고 있다. 최근에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하시고 체인지업은 워낙 좋으셔서 영상도 많이 챙겨봤다"고 덧붙였다.


빅또리 투어는 퓨처스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위한 1군 경험을 제공하는 KT 육성 프로그램이다. 매년 유망주들의 부드러운 1군 연착륙을 도우면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도 김재원(19·2025년 3R)과 최용준(24·2020년 KIA 2차 10R)이 1군에서 활약했다.


윤상인은 "투수로서 롤모델은 이닝이터인 고영표 선배님을 잡았다.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팀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선발 투수로서 역할이라 생각해서 고영표 선배님의 투구 내용이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법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말에는 "난 시원시원하게 공격적으로 던지는 투수다. 그래서 팬들이 보실 때 답답함이 없고 편안함을 느끼실 거라 생각한다. 지금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데, 팀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대체 선발이든 롱릴리프든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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